- KB금융, "시스템+인력 보강 등 내실경영"
- 우리금융, "공격영업 자제...내부혁신 주력"
- 하나금융, "체제 정비...서비스 고도화 집중"
- 신한지주, "모든 업무, 원점에서 재검토"
- 산은지주, "민영화 대비...내부 조직다지기"
[뉴스핌=홍승훈 채애리 기자] "3년짜리 경영계획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발빠른 플랜이 필요하다." "올해는 향후 전투를 대비해 군량미를 쌓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
최근 수년 동안 자산 불리기 등 곳곳에서 치열한 외형경쟁을 펼쳐온 국내 금융권이 올해는 사뭇 달라질 전망이다. 어느 은행도 올해 공격경영을 전면에 내세운 곳은 보이지 않는다. 그만큼 위기감이 번져있기 때문이다. 설령 하반기 들어 세계경제 상황이 다소 풀린다면 모를까 현재로선 금융지주회사 전략담당 수뇌부의 최우선 전략은 '내실경영'이다.
어윤대 KB금융 회장 |
때문에 조만간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가 결정되면 3강에서 4강체제로 국내 금융지주회사들의 지각변동이 시작되는 대변혁의 시기가 도래함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금융권내 큰 기류 변화는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 "박터지는 레드오션 경쟁은 더이상 없다"
5대 금융지주(우리, KB, 신한, 하나, 산은) 전략담당 핵심 관계자들과의 인터뷰 결과, 어느 금융지주회사에서도 소위 깃발 들고 앞으로 나서는 곳은 없었다. 그들이 보는 올해 최대 화두는 리스크관리 강화, 그리고 이를 통한 건전성 확보였다. 이를 위해 인프라 개선을 통한 내부 경쟁력 강화, 즉 내실경영이 화두였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 |
3강에서 4강체제로의 은행권 재편 가능성에 대해서도 "두 은행간 통합에는 최소 2~3년의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지금은 이를 감안한 성장전략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때"라고 선을 그었다.
우리금융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과거 5년여 대손비용을 10조원 이상 쏟아부었던 그런 행태는 되풀이 안하겠다는 의지가 역력했다.
우리금융 안형덕 전략기획부 상무는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면 당장은 수익이 증대되는 듯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요요현상이 나타난다"며 "지금의 과도한 충당금 역시 과거 무리했던 영업 때문인데 최근 3년여 동안 영업전략을 자제했던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동우 신한지주 회장 |
하나금융 역시 리스크관리와 기존 체제 정비에 온 힘을 쏟을 방침이다. 신규고객 창출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기존 고객에 대한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그렇다면 무엇으로 진검승부를 벌일까. 하나금융 김정배 전략기획팀장은 "서비스 경쟁이 최우선의 경쟁전략이 될 것"이라며 "복합서비스와 복합상품으로 경쟁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외환은행 인수 이후에 대해선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외환은행이 해외 네트워크에서 최강인 만큼 그들과 함께 해외시장 확장에 주력하겠다"는 외환은행 활용방안을 내비쳤다.
◆ "기본으로 돌아가라...모든 업무는 원점서 재검토"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 |
때문에 신한지주는 '진화'를 내걸었다. 똑같이 살면 안되고 계속 바뀌어야 하는 '진화', 다시말해 '변화'보다 강한 의미로 '진화'를 강조한다.
신한지주 최범수 부사장은 "비용이 수반되는 행위에 대해 과거엔 어떤 필요에 의해 시작했지만 지금 시점에도 반드시 필요한가를 다시 생각해보자는 취지다. 모든 것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물론 최근 글로벌 금융권 위기, 금융권의 과도한 외형경쟁 지양을 전제로 한 명제다.
그는 "최근 수년간 어려운 과정을 겪어왔기 때문에 어느 금융권도 물을 흐리는 일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지금 상황에서 어느 누구도 미래를 길게 보지 않고 치고나가는 소위 레드오션 전략은 구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 |
이처럼 당장 어느 금융지주회사에서도 딱 떨어지는 경영전략을 갖고 있진 않아 보였다. 글로벌 경영환경 등 현재의 가늠하기 어려운 주변여건을 감안하면 당연할 수 있다. 그럼에도 그들로선 새로운 수익원 발굴이 숙명인 상황.
과연 그들이 외형경쟁에만 치우치던 과거 오래된 관습을 벗어던지고 최근의 위기를 진정한 내부 체질 변화의 계기로로 삼을 수 있을 지 주목되는 2012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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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