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국내 금융회사들은 공공성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용'을 잡아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국내외 여건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내실경영'과 '리스크관리'를 전면에 내세우는 동시에 인수합병(M&A), 인구학적 변화와 온오프 채널의 새로운 추세 대응, 우량고객 관리 등에는 비장한 각오를 세웠다. 올해의 화두(話頭)를 《대안을 찾아서》로 삼은 뉴스핌(Newspim)은 금융 업권별로 공공성과 수익성이라는 고민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봤다. <편집자註>
[뉴스핌=한기진 기자] 2012년 임진년(壬辰年), 올해는 용(龍)의 해 그 중에서도 흑룡띠의 해이다. 이곳 저곳에서 용이 승천하듯 밖으로 뻗어나가고 싶은 소망이 넘쳐난다. 하지만 은행권은 “내실경영부터….”라는 소리가 더 크다.
주요 금융지주의 CEO(최고경영자)들이 내놓은 신년사부터가 그렇다. ‘확대 경영’이라는 단어를 찾기 어려워졌다. 대신 구성원끼리의 ‘단결’을 주문하는 내용이 많다.
어윤대 KB금융그룹 회장은 어려운 때일수록 마음을 잡으면 흔들리거나 굽힘이 없다는 '불요불굴(不撓不屈)'의 정신과, 같은 목표를 향해 모두 다 같이 힘쓴다는 '동심동덕(同心同德)'의 자세를 임직원들에게 강조했다. 어려운 시기를 버텨내자는 의미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수익성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수익성 제고 노력은 단 한순간 멈출 수도, 쉬어 갈수도 없는 절대과제"라고 했다.
한동우 신한지주 회장은 “금융업의 성장성이 둔화되고 있다”라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저성장기조가 지속되고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상황이므로 위기 대응체계를 다시 정비해 외부 충격을 최소화하고 탄탄한 리스크관리 시스템으로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조직의 단결에 큰 비중을 뒀다. 그는 “2012년이 이전보다 한층 더 어렵다고 하더라도 열정적이고 능동적인 조직문화가 살아있는 한 어떤 어려움도 돌파해나갈 수 있다”라고 했다.
4대 금융지주 수장들은 하나같이 똘똘 뭉쳐, 어려움을 헤쳐 나가자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경영전략은 제 각각이었다.
구체적인 돌파구 찾기를 제시한 이는 김승유 회장이다. 그는 “해외 현지 은행을 적극적으로 인수하겠다”고 했다. 그룹의 핵심 역량은 글로벌 매니지먼트로, 글로벌시장에서야 말로 최고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동우 회장은 내부 역량을 결집하는데 중점을 뒀다. 중점 전략과제로는 △견고한 조직 역량 확보 △융합•복합경영 등을 제시했다. 눈에 띠는 대목은 "환경 및 기술의 변화가 빨라지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금융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니즈는 더욱 커지고 있다"며 융•복합 경영을 대안으로 제시한 점이다.
이 같은 점은 하나금융이 스마트폰 뱅킹 등 새로운 금융수단에 중점을 두기로 한 것과 맞닿아 있어 상호간 경합이 예상된다.
어윤대 회장은 성과주의 문화를 정착시켜 내부 경쟁 확대를 노리고 있다. 어 회장은 “높은 성과를 내는 직원들이 인사와 보상 등에서 우대받는 조직으로 바뀔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말로, 직원들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이팔성 회장은 기존 3강체제가 백중지세의 4강체제로 굳혀질 경우 국내 1위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을 우려했다. 그래서 “적정 수준의 자산성장 기조를 유지해 나가자”고 했다.
금융지주들은 한결같이 올해 경영환경이 ‘먹구름’으로 뒤덮여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공략방법은 서로 다르다. 한쪽은 국외에서 다른 한편에서는 국내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있다.
4대 금융지주 CEO들은 나름대로의 방식대로 출발선에 섰다. 결승선을 통과할 때 누가 더 나은 성적표를 쥐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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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