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디오픈은 165년 긴 역사만큼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오래 골프하는 대회로 유명하다. 일찍 해뜨고 해가 늦게 지는 북반부 끝에 위치한 '골프의 성지'서 펼쳐지기 때문이다.
올해 열린 영국 북아일랜드 로열 포트러시 골프장도 7월엔 새벽 3~4시부터 밤 10시까지 해가 떠있다. 게다가 모든 선수들이 1번홀부터 출발하는 '샷건'방식을 고수한다. 출전 선수들은 링크스 코스의 특유의 강풍과 긴 러프와 싸우면서 5시간이 넘는 경기를 치러야한다. 디오픈은 선수들에게 정교한 샷뿐 아니라 인내력도 요구한다.
18일(한국시간) 열린 1라운드는 평균 소요 시간 약 6시간이나 됐다. 일부 조는 8홀에만 3시간이 걸리는 등 '마라톤 라운드'로 진행됐다. 오후 조로 나선 로리 매킬로이는 오후 3시 35분 티오프해 9시 4분에야 경기를 마쳤다. 무려 5시간 30분이 넘게 걸렸다.

LIV 골프에서 활약 중인 마크 리슈먼(호주)은 BBC와 인터뷰에서 "12시간 골프장에 있었던 느낌"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LIV는 샷건 방식으로 52명이 4시간 30분 만에 라운드를 마친다. 리슈먼은 "8홀 도는 데 3시간이 걸렸다. 다른 투어보다 훨씬 피곤했다"고 털어놨다.
당연히 전통에 따라 출전 선수 156명이 모두 1번 홀에서 시작했다. US오픈이나 PGA 챔피언십은 1번과 10번 홀로 나눠 티오프하지만, 디오픈은 단일 티박스를 고수한다. 첫 조는 오전 6시 35분, 마지막 조는 무려 오후 4시 16분에 출발했다. 오후 티오프 조는 앞 조의 지체 여파를 고스란히 받았다.
매킬로이-플리트우드-토머스 조는 11홀을 도는 데만 4시간이 걸렸다. BBC 해설위원 올리버 윌슨은 "오후 3시 넘어서 티오프하면 경기는 길어질 수밖에 없다. 디오픈에서는 그조차 선수들이 감수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물론 포트러시 코스의 높은 난도도 지체를 부추긴다. 로버트 매킨타이어는 "코스가 너무 길어 빨리 칠 수 없었다"고 했다. 애런 라이는 "힘든 코스에선 플레이가 느려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저스틴 로즈는 "퍼트할 때마다 마크하고 라인을 읽어야 했고 강풍으로 라운드 후반엔 샷이 러프에 빠지는 일이 많아졌다. 공을 찾느라 더 오래 걸렸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5~7번홀의 '병목 현상'도 있다. 5번홀은 드라이브 온이 가능한 파4, 6번은 짧은 파3, 7번은 장타자들이 투온을 노릴 수 있는 파5다. 크리스티안 베자위덴하우트는 "이 구간에서 매 홀 20분씩 기다렸다"고 했다. 키건 브래들리는 "메이저 대회는 원래 시간이 오래 걸린다. 여기는 블라인드 티샷에 바람까지 강하다. 공이 러프나 덤불 속으로 들어가기 일쑤라 찾는 데 시간 걸리고, 때론 공을 치러 다시 되돌아가기도 한다"고 불평했다.
psoq133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