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보다 준비 잘 돼... 선두와 불과 3타차 만족"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온 나라의 응원'을 등에 업고 '영욕의 무대' 포트러시에 섰다. 6년 전 무너졌던 그 코스에서, 20년 전 전설의 시작을 알리던 그 무대에서 살 떨리는 티샷을 다시 날렸다. 고국팬들을 실망시킬 수 없다는 압박과 처절하게 싸운 하루였다.
매킬로이는 18일(한국시간) 북아일랜드 로열 포트러시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제153회 디오픈 1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3개로 1언더파 70타를 적어내며 공동 20위로 대회를 시작했다. 선두 그룹(4언더파 67타)과는 3타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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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러시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매킬로이가 18일 디오픈 챔피언십 1라운드 경기 중 생각에 잠겨있다. 2025.7.18 psoq1337@newspim.com |
매킬로이에게 이번 디오픈은 남다른 무대다. 고향에서 불과 100㎞ 떨어진 포트러시는 그가 16세때인 2005년 지역 아마추어 대회에서 61타를 기록하며 '골프 천재'라는 이름을 알렸던 곳. 전반 3언더에 이어 후반 9홀에서 28타 폭풍타를 몰아치며 코스 레코드를 쓴 날이다. 당시 세계 골프계는 세인트앤드루스에서 열린 디오픈보다 포트러시의 소년에게 더 주목했다.
하지만 그가 세계적 톱랭커로 성장한 2019년, 같은 포트러시에서 열린 디오픈에서 심리적 무담에 눌려 와르르 무너졌다. 1라운드 79타를 적어내며 컷 탈락했다. 고향 팬들의 응원이라는 압박감은 그의 어깨와 발걸음을 짓눌렀다. 매킬로이는 당시를 떠올리며 "그땐 무엇을 예상해야 할지 몰랐다. 감정적으로도 압도됐다"고 회상했다.
6년이 흘러 다시 포트러시에 선 매킬로이는 "이번엔 모든 걸 예측할 수 있었다. 압박감도 있었지만 잘 다스렸다"며 "6년 전보다 훨씬 준비가 됐다"고 했다. 이어 "오늘은 팬들의 응원이 너무나 뜨거웠다. 마치 북아일랜드 전체가 내 뒤에 있는 느낌이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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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러시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매킬로이가 18일 디오픈 챔피언십 1라운드 2번홀에서 샷을 준비하고 있다. 2025.7.18 psoq1337@newspim.com |
경기 내용도 나쁘지 않았다. 강풍과 벙커, 러프에 고전하며 3개의 보기를 기록했지만 15번홀에서 천금같은 파 세이브로 흐름을 반전시키고 어려운 마지막 3개 홀에서 1타를 줄였다. 매킬로이는 "러프와 벙커에 빠진 샷들이 많아 꽤 고된 하루였다. 언더파 스코어는 만족스럽다"고 하루를 되돌아봤다. 이어 "오늘 4언더파가 선두라는 건 좀 뜻밖이다. 6타나 7타는 줄였을 줄 알았다"면서 "아직 54홀이 남았고 3타 차밖에 안 나서 지금 위치는 아주 만족스럽다"고 덧붙였다.
15번 홀 파세이브가 가장 마음에 든다는 매킬로이는 "바로 전 4개 홀 가운데 3개 홀에서 보기를 했기 때문에 그 파퍼트는 아주 중요했다"면서 "흐름을 지켜내는 데 결정적이었고, 그 뒤에 마지막 3개 홀에서 1언더파로 마무리한 것도 정말 좋았다"고 돌아봤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