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기 4시간 전부터 압사 위험을 알리는 112 신고가 접수됐는데도 경찰이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2일 경찰청이 공개한 '112 신고 내역 녹취록'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달 29일 오후 6시 34분부터 오후 10시 11분까지 총 11건의 압사 위험 신고를 접수받았다. 이 가운데 긴급 출동이 필요한 '코드0'과 '코드1'로 분류된 신고는 총 8건이다. 그러나 8건 중 경찰 출동이 확인된 것은 1건뿐이다.
11건 중 6건의 신고에서는 '압사'라는 말이 직접 언급될 정도였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윤희근 경찰청장이 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이태원 사고' 관련 입장 표명을 하고 있다. 2022.11.01 yooksa@newspim.com |
경찰 자체 규정 상 112 신고내용은 총 5단계(코드0~4)로 구분된다. 이중 '코드0'와 '코드1'은 이동범죄, 강력범죄 현행범 등의 경우, 코드 1은 생명‧신체에 대한 위험이 임박‧진행중‧직후인 경우, 코드 2는 생명‧신체에 대한 잠재적 위험이 있거나 범죄 예방이 필요한 경우 등이다.
사고 당시 경찰의 출동은 코드2로 분류된 신고에 집중됐다. 경찰은 오후 6시 34분, 8시 9분, 9시, 9시 2분에 출동했는데 4건 중 3건이 '코드2'고 1건은 '코드0'이었다.
윤희근 경찰 청장은 전날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112 신고를 처리하는 현장 대응은 미흡했다고 판단한다"며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고 경찰에 맡겨진 책무를 완수하기 위해 '읍참마속'의 각오로 진상 규명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전날 사고 지역 관할서인 용산경찰서에 대한 감찰에 착수하고, 서울경찰청 수사본부를 특별수사본부(특수본)으로 전환했다.
특수본은 손제한 경남 창원중부서장(경무관)을 본부장으로 총 501명으로 구성됐으며, 본부장은 상급자의 지휘, 감독을 받지 않고 수사해 결과만 보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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