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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월가에 변동성 베팅이 후끈 달아 올랐다.
미국 시장 금리 상승부터 부채 한도를 둘러싼 의회의 마찰까지 굵직한 변수로 인해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널뛰기를 연출하는 가운데 변동성 상승을 겨냥한 베팅과 레버리지를 동원한 트레이딩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한편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2018년 파생 상품시장에서 비롯된 증시 패닉이 재연될 수 있다는 경고다.
6일(현지시각)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로 지난 4일에만 15억달러를 웃도는 자금이 밀물을 이뤘다.
이는 1일 기준 사상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특히 디렉시온 데일리 S&P500 불 X3 셰어스(SPXL)에 유입된 자금이 3억200만달러로, 출시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또 다른 레버리지 상품인 프로셰어 울트라프로 QQQ(TQQQ)에 하루 사이 7억5500만달러의 뭉칫돈이 유입됐다. 이는 역대 두 번째 규모에 해당한다.
특정 섹터를 겨냥한 베팅도 뜨겁게 가열됐다. 디렉시온 데일리 파이낸셜 불 3X 셰어스(FAS)와 디렉시온 데일리 테크놀로지 불 3X 셰어스(TECL)에 지난 4일 각각 3억4000만달러와 1억490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월가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인플레이션 상승의 장기화 조짐과 통화정책 기조 변화 등 구조적인 요인이 변동성 상승을 부추기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볼래틸리티 셰어스가 신청한 변동성 관련 ETF에 대해 청신호를 보내자 투자자들이 관련 베팅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볼래틸리티 셰어스가 선보일 ETF는 월가의 공포 지수로 통하는 CBOE 변동성 지수(VIX)에 레버리지를 동원한 베팅 기회를 제공한다.
VIX 선물에 대한 숏 베팅을 골자로 한 상품과 VIX의 상승에 수익률을 올리는 구조의 펀드 등 2가지 상품이 본격적인 거래를 앞두고 있다.
사실 이 같은 형태의 상품은 과거에도 거래됐지만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안겨준 채 뉴욕증시에서 퇴출됐다.
지난 2018년 2월 벨로시티셰어스 데일리 인버스 VIX 숏텀 ETN(XIV)가 뉴욕증시 패닉의 원흉으로 지목되면서 폐지됐고, 벨로시티셰어스 데일리 2X VIX 숏텀 ETN(TVIX)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 따른 주가 폭락 속에 퇴출됐다.
게리 갠슬러 SEC 위원장은 변동성에 공격적으로 베팅하는 이들 상품이 모든 투자자들에게 적합하지 않다며 잠재적인 리스크를 경고했다.
SEC는 오후 4시 뉴욕증시 마감 시점의 VIX 대신 시간가중평균가격(TWAP)을 기준가로 적용하는 한편 무보증 채권의 성향을 지닌 ETN이 아니라 특정 자산을 담보로 하는 ETF 형태를 승인하는 등 과거와 같은 증시 혼란을 차단하는 데 사활을 거는 움직임이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레버리지 상품의 거래가 크게 늘어나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상황이 재연, 주식시장에 커다란 충격을 가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관련 펀드에서 대규모 매물이 쏟아지거나 변동성 상승 베팅이 크게 늘어나면서 시장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는 얘기다.
잠재적인 리스크가 작지 않지만 투자자들이 해당 상품에 공격적으로 '입질'하는 데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변동성 상승을 초래할 수 있는 변수들이 상당수에 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인플레이션 지표의 향방에 따라 연준의 정책 기조에 대한 투자자들의 전망이 금융시장을 쥐락펴락하는 상황이고, 의회의 부채 한도 상향 조정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디폴트 리스크가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증시 변동성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higrace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