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우려와 금리 인상 여지 주목하며 금값 급락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페르시아만 지역에서의 공격 격화로 주요 에너지 시설에 장기적인 피해가 발생하면서 19일(현지시각) 유가는 상승 마감했다. 다만 극심한 변동 장세 속에 미국 정부가 공급 확대 조치를 내놓으면서 상승 폭이 제한됐다. 금값은 치솟는 유가로 인한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 우려로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19% 하락한 배럴당 96.14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5월물은 전날보다 1.18% 상승한 108.65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는 119.13달러까지 치솟으며, 3월 9일 기록했던 약 3년 반 만의 고점에 근접했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공급 확대 조치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발언이 나온 뒤 상승 폭을 일부 반납했다.
WTI는 장중에는 약 4달러 상승해 100.02달러까지 올랐는데, 현재 WTI는 브렌트유 대비 11년 만에 가장 큰 할인 폭에서 거래되고 있다.
세계 최대 천연가스 매장지인 사우스 파르스 가스전에 대한 이란의 공격과 함께 카타르의 세계 최대 가스 플랜트, 사우디와 쿠웨이트의 정유시설 공격이 이어지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웠다.
카타르에너지의 사드 알카비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에, 해당 공격으로 카타르 LNG 수출의 17%(연간 약 1,300만 톤)를 담당하는 두 시설이 영향을 받았으며, 복구에는 3~5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 소식에 유가가 치솟았는데, 중간 선거를 앞두고 연료 가격을 억제해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불안 진화에 나서면서 상승 폭이 줄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카타르를 공격하지 않는 한 이스라엘이 사우스 파르스 시설을 다시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며, 이란이 도하를 겨냥할 경우 미국 역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유조선에 묶여 있는 약 1억 4,000만 배럴 규모의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를 조만간 해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어게인캐피탈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1억 4,000만 배럴은 엄청난 규모는 아니지만, 적어도 단기적으로 가격 상승세를 진정시키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센트 장관은 또한 미국 전략비축유(SPR)에서 추가 원유 방출 가능성도 언급했는데,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선임 애널리스트는 "고점 대비 이번 하락은 시장이 공급 확대에 대해 어느 정도 신뢰를 갖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금값은 이란 전쟁 관련 에너지쇼크가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가 강화된 영향에 7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은 5.9% 급락한 4,605.70달러에 마감했다. 금 현물 가격은 한국시간 기준 20일 오전 2시 31분 온스당 4,612.21달러로 떨어지며 2월 초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번 주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대부분 금리를 동결했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충격이 지속될 경우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정책을 강화할 준비가 돼 있음을 강조했다.
TD증권의 원자재 전략가 다니엘 갈리는 "금은 현재 기관투자자들이 광범위하게 보유하고 있는 자산으로, 지난 1년간 통화가치 훼손(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에 기반해 상승해왔다"면서 "하지만 그 기반이 이제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기적으로 금 가격은 추가 하락 리스크가 있으며, 장기 상승 추세를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도 상당한 조정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SP엔젤 애널리스트들은 금 가격 하락의 배경으로 차익실현과 달러 강세를 지목했다. 2025년 금값이 크게 상승한 이후 투자자들이 마진콜 대응을 위해 이익을 실현하고, 변동성 확대 속에서 에너지(탄화수소) 등 다른 자산으로 자금을 이동시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