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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 기관투자자 사이에서 유럽 주식이 선호도 1위를 차지했다.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는 미국 주식을 둘러싸고 가격 부담감이 커진 가운데 상대적으로 저렴한 유럽 주식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설명이 나온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 [사진= 로이터 뉴스핌] |
28일(현지시간) 투자은행 씨티그룹이 연기금·뮤추얼펀드·헤지펀드 등 대형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선호 투자처 관련 설문(6월)을 한 결과 유럽 주식이 1위, 원자재가 2위를 각각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직전 3월 설문 당시 1위였던 미국 주식은 3위로 밀려났다고 마켓워치가 보도했다.
유럽 주식이 미국을 제치고 1위 자리로 올라선 것은 미국 주가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한 데 따른 가격 부담감으로 풀이된다. 미국 주가지수 S&P500은 지난 16일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예고에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더니 지난 25일에도 신고가를 다시 썼다.
유럽 주가도 근래 신고가를 갈아치우는 등 큰 폭으로 뛰었지만 미국만큼 과열 양상이 심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600은 작년 3월23일 코로나19 사태 발 저점 이후 62.2% 상승한 반면 S&P500은 91.8%나 상승했다. 연초 이후로도 각각 13.3%, 15.9% 상승하는 등 격차를 보인다.
기관 투자자들은 세계적인 경기 회복세와 실적 개선을 낙관하고 유럽 주식이 앞으로도 우수한 성과를 거두면서 미국 주식과의 '밸류갭'을 축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스톡스600의 주가수익배율(PER)은 17.5배로 S&P500의 21.7배 대비 19% 저렴하다.
컬럼비아스레드니들의 글로벌 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미국 주식은 장기간 아웃퍼폼했다"며 유럽 주식이 이같은 대규모 밸류에이션 격차를 축소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럽 주식의 낮은 밸류에이션 외에도 높은 배당수익률도 매력으로 거론됐다. 기업 실적도 미국 못지않은 꾸준한 증가가 예상됐다. 팩트셋에 따르면 스톡스600의 배당수익률은 5.4%로 1.5%인 S&P500을 대폭 웃돌고 내년 순이익 증가율 전망치는 12%로 S&P500의 11.7%과 비슷한 것으로 파악됐다.
씨티그룹은 유럽의 높은 배당수익률에도 배당성향은 10년 중앙값을 밑돌고 있다며 앞으로 배당 지급액이 늘어날 것이라고 바라봤다. 또 미국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의 자금흐름을 보면 앞으로 유럽 등 국제 주식 부문 ETF로의 투자금 유입의 가속화가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유럽 주식 중 우수한 성과가 예상되는 업종은 '은행'으로 지목됐다. 스톡스600은행지수는 연초 이후와 작년 3월23일 저점 대비 각각 24.5%와 62.2% 상승하는 등 대폭 뛴 상황이지만 아직 저렴하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FT의 마이클 맥켄지 미국 투자 부문 에디터는 "스톡스600은행지수의 가격은 장부가치 대비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들어 유럽 주식시장에서 재량소비·기술·에너지·공업·금융·원자재 업종이 각각 모두 최소 15% 상승하는 등 광범위한 상승세가 관찰됐다. 개별로 유리제조사 생고뱅과 차량 제조업체 포르쉐, 은행 소시에테제네럴이 모두 40% 이상 뛰었다.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