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은 견조하지만 경기 둔화 신호 증가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 주가지수 선물 가격이 하락하며 글로벌 금융시장이 다시 위험회피 국면에 진입했다. 중동에서의 군사 충돌 격화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점화된 데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 장기화 가능성이 부각된 영향이다.
19일(현지시간) 미 동부시간 오전 8시 50분 기준 다우 선물은 299포인트(0.64%) 하락했고, S&P500과 나스닥100 선물도 각각 0.6~0.8% 내렸다. 전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가 768포인트(1.6%) 급락하며 연중 최저치로 마감한 데 이어 약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다우와 나스닥은 200일 이동평균선을 하회하며 장기 하락 추세 진입 신호를 보였다.

◆ 호르무즈 불안에 브렌트유 115달러 근접
글로벌 금융시장이 '리스크 오프' 흐름에 빠진 가운데, 대표 안전자산으로 꼽히던 금과 은 가격도 동반 급락했다. 현물 금가격은 이날 온스당 4682달러로 약 3% 하락했고, 금 선물도 4% 가까이 떨어졌다. 은 역시 5% 이상 급락했으며, 은 선물은 장중 7% 넘게 밀렸다가 일부 낙폭을 축소했다.
반면 국제 유가는 급등했다. 브렌트유 5월물은 장중 배럴당 115달러까지 치솟은 뒤 113달러선에서 거래됐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97달러 선을 유지했다. 이란이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시설을 타격하고, 이스라엘이 이란 사우스 파르스 가스전을 공격한 데 이어 이란이 보복에 나서면서 에너지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카타르 내 추가 공격이 발생할 경우 "사우스 파르스 가스전을 전면적으로 폭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탈날리지의 아담 크리사풀리는 "군사적으로는 전쟁에서 승기를 잡았더라도 지상군 투입 없이 호르무즈 해협을 정상화할 방법은 없다"며 "외교적 해법 없이는 해상 운송 정상화가 어렵다"고 분석했다.
◆ 매파적 연준도 시장에 부담...금리 올해 1회 인하 전망
연준의 통화정책도 시장 부담을 키우고 있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인플레이션 상승 가능성을 경고했으며, 올해 한 차례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기대가 빠르게 후퇴하고 있다. 모간스탠리는 금리 인하 시점을 6월에서 9월로 늦췄고, 일부에서는 실제 인하가 2027년까지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코메리카은행의 빌 애덤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에너지 가격 급등에도 경제를 떠받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통화정책은 에너지 공급 충격을 상쇄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종목별로는 반도체주 약세가 두드러졌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U)는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프리마켓에서 약 6% 하락했고, ▲샌디스크(SNDK)와 ▲웨스턴디지털(WDC)도 3~5% 으로 떨어졌다. 인공지능 대장주 ▲엔비디아(NVDA) 역시 소폭 하락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 부담에 항공·여행주도 약세를 보였다. ▲델타항공(DAL) ▲유나이티드항공(UAL) ▲노르웨지안 크루즈(NCLH) ▲카니발(CCL) 등이 일제히 하락했다. 금리 상승 기대와 달러 강세 여파로 ▲골드필즈(GFI)와 ▲엔데버 실버(EXK) 등 광산주도 큰 폭으로 밀렸다.
시장에서는 향후 변수로 이란 전쟁의 지속 기간을 주목하고 있다. 바클레이스의 베누 크리슈나 애널리스트는 "이번 위기가 장기화될 경우 인플레이션과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시장을 흔들 수 있다"면서도 "아직은 기본 시나리오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 고용은 견조하지만 경기 둔화 신호 증가
한편 이날 뉴욕 증시 개장 전 발표된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0만5000건으로 예상치를 밑돌며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다만 계속 실업수당 수급자는 185만7000명으로 증가해 고용 둔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고용시장 붕괴 가능성은 낮지만, 채용 둔화와 장기 실업 증가가 맞물리며 경기 둔화 신호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