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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공산당] 홍색로드에서 만난 2035년 중국 <3> 상하이

기사입력 : 2021년06월22일 15:40

최종수정 : 2021년07월01일 11:34

'조계' 수난의 난징로 애국소비 아이콘 화웨이 우뚝
세계 금융허브로 부상한 홍색성지 공산당의 요람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QR 코드를 스캔한 뒤 20위안을 결재하자 '미스 로봇'이 사람 보다 더 익숙한 동작으로 즉석에서 아메리카노 한잔을 만들어 내어준다. TV 드라마 상하이탄의 멋진 주제가와 함께 인기 장면을 패러디한 퍼포먼스 거리 공연이 펼쳐진다'.

활력이 넘치는 거리 상하이 난징(南京)로는 서울의 명동과 같은 도심 번화가다. 이곳에서 부터 동쪽 황포강변 와이탄에 이르는 구간은 상하이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곳이다. 2020년 9월 26일 저녁, 코로나가 언제적 일이었냐 싶게 주말을 맞은 상하이 난징로는 밀려드는 인파로 거리가 터져나갈 듯한 분위기다.

코로나19 발생의 해인 2020년, 여름이 지나면서 코로나에 갇혔던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상가 소비는 용수철 처럼 폭발했다. 오랫만에 찾은 상하이 난징로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화웨이(華爲) 대형 매장이었다. 멀지 않은 곳에 삼성 매장도 눈에 띄었지만 매장 규모나 위세는 화웨이에 못미쳐 보였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중국 경제 도시 상하이의 번화가 난징로에서 로봇 직원이 능숙한 솜씨로 커피와 음료, 아이스크림을 판매하고 있다. 2021.06.22 chk@newspim.com

10여 년 전인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무렵 까지만해도 중국 휴대폰과 주요 전자제품 시장은 우리나라 삼성이 좌지우지 했다. 지금 스마트폰과 노트북 PC 등 중국 주요 디바이스는 모두 화웨이 수중으로 들어갔다. 화웨이는 2021년 6월 자체 운영체계인 '훙멍 OS 2'까지 공개하고 본격 적용에 들어갔다. 

미국이 배후에 공산당이 있다고 의심하며 집중 공격을 가하고 있는 화웨이. 화웨이는 세계적인 통신 설비 기업, 중국 최고의 기술 기업이다. 중국 경제 굴기의 상징과 같은 도시 상하이. 그 상하이에서도 가장 번화한 난징로에 화웨이가 초대형 매장에 가장 많은 수의 매장을 거느린 채 위용을 뽐내고 있다.

화웨이는 100% 민영기업이지만 서방세계는 공산당이 조종하는 기업이라고 믿고 있다. 미국의 '핍박' 때문에 화웨이는 애국 소비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26일 낮 우시 동역 출발 상하이행 고속철에서 만난 중국인 친구는 '화웨이'의 한자를  '중국은 해야하고 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중국 경제 도시 상하이 번화가 난징로 화웨이 매장에 화웨이의 스마트카 '하이카 모델'이 전시돼 있다. 2021.06.22 chk@newspim.com

'상하이 난징로에서 1925년 5월 30일 중국 공산당이 반제국주의 시위를 주도했다. 당시 조계 책임자인 영국의 경찰이 시위대에 발포를 해 학생과 노동자 13명이 희생됐다'.

조금전 이곳에 오기전 들렀던 중국 공산당 1차 전국대표대회(1차 당대회) 사적지에서 받아든 선전 책자는 약 100년전 옛날 난징로에서 일어난 사건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었다.

오늘날 육중한 모양의 화웨이 빌딩과 매장이 들어서서 굽어보고 있는 난징로는 당시 중국 지배권이 미치지 못하는 치외법권의 영국 땅(조계)이었다. 영국 경찰은 '자기 영역'에서 남이 소요를 벌이자 발포로 시위를 진압했다.

중국 공산당이 '오주(五州)운동'으로 기록하고 있는 사건이다. 비록 희생을 치렀지만 이 사건은 공산당의 세를 불리는데 엄청난 선전 효과를 가져왔다. 중국 공산당 당원 수는 1921년 창당 당시 54명에서 오주사건 발생 전까지만해도 여전히 세자리수인 수백 명에 머물렀다.

오주사건이 터지고 난 뒤 1925년 연말 중국 공산당 당원은 1만 명으로 불어났다. 군벌 지주세력과 일본 제국주의,  서구 열강이 활개치는 암흑 같은 중국 세상에 공산당이 희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확 늘어난 것이다. 

세계 금융 허브로 변신중인 상하이는 중국 공산당 창당 지역이라는 점에서 공산당에 있어 홍색 성지와 같은 장소다. 초기 공산주의 운동의 온상과 같은 곳이기도 하다. 1921년 창당 당시 중국공산당의 최대 강령은 자본가를 소멸시키는 것이었다. 자본가 세력에 맞서 사회주의 노동자 운동을 전개하고 맑스 이념을 전파하면서 자연히 당의 세력을 키울 수 있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중국 경제 번영의 상징인 금융 서비스 중심가 푸동의 오피스 빌딩들. 2021.06.22 chk@newspim.com

화웨이 매장에 들어가니 큰 매장 한 켠에 하얀색의 화웨이 스마트 카 모델이 전시돼 있다. 사람들은 매장 여기 저기 몰려서 새로 출시된 스마트 폰과 웨어러블 기기를 체험하느라 여념이 없다. 인근 삼성 매장에서는 이날 개최한 '캘럭시 Z 폴더 2 5G' 신제품 발표 행사를 막 마무리하는 중이었다.

매장을 나와 동쪽으로 발길을 옮기자 어느새 와이탄이다. 장강하류의 지류 황푸강은 여전히 탁한 빛갈로 굽이쳐 흐르고 건너편 푸동엔 동방명주 탑과 함께 100층이 넘는 마천루들이 형형색색의 조명을 받아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황포강 건너쪽으로 보이는 세계 금융 서비스 중심지 푸동은 그 자체로서 중국 굴기와 중국 경제 번영의 생생한 전시물이다.

100년전인 1921년 창당 당시 공산당은 자본가 소멸을 제 1 강령으로 채택했으나 70년 만인 1991년 이곳 푸동에 중국 1호 자본시장 상하이 증권 거래소를 개설했다. 중국 공산당은 스스로 창당을 '천개벽지(天开辟地,천지개벽)'라고 했는데 창당 70년 만에 상하이에서 다시한번 '천개백지'의 지각변동을 일으킨 셈이다. 영속을 꿈꾸는 공산당은 시대 조류에 맞춰 이렇듯 끊임없이 자기 변신을 꾀해가고 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중국 상하이 황포강변 와이탄의 한쪽 켠에 상하이 인민영웅기념탑이 불은 색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2021.06.22 chk@newspim.com

상하이 거래소는 베이징 올림픽 무렵까지만해도 서방 투자자들로 부터 별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최근들어서는  세계의 투자 자본이 주목하고 세계 영향력이 큰 글로벌 자본시장으로 성장했다.

상하이 기차역 부근의 호텔 숙소는 이곳 난징로 일대에서 전철로 한시간 거리다. 전철을 이용하려면 다시 난징로로 돌아가야 한다. 우측에 황포강을 끼고 와이탄 북쪽으로 길을 걷다보니 시뻘건 조명의 높은 탑이 보이길래 다가가 보니 '상하이 인민영웅 기념탑'이다.

'어느 누구든 나라는 애국자의 숭고한 희생을 결코 잊지 않는다'. 중국 공산당은 혁명을 위해 숨져간 희생자의 넋을 기리기 위해 도시 곳곳에 이런 추모비를 세워놓고 있다. 베이징에는 중국의 심장부 천안문 광장의 마오쩌둥 주석 기념당 앞에 이와 유사한 형상의 인민영웅기념비가 서 있다. <4편에 계속>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2020년 9월 늦은 밤 시간 상하이 전철안에 승객들이 붐비고 있다. 2021.06.22 chk@newspim.com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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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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