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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공산당] 홍색로드에서 만난 2035년 중국 <6> 징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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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쩌둥이 내려준 홍바오, 홍색 관광지 징강산
'붉은 대지 붉은 쌀 붉은 술', '중국 혁명' 근거지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중국 공산당은 1921년 7월 상하이에서 창당한 후 전국으로 조직과 공산 혁명 활동을 확대해간다. 장시성의 징강산과 루이진, 난창 등은 공산당 혁명 근거지로서 대표적인 홍색 관광지로 꼽힌다. 국민당과 투쟁속에 이곳을 중심으로 근거지를 확대하며 중국 공산당이 승리의 역사로 기록하는 장정이 시작된 된 곳도 장시성 루이진이다. 징강산에는 준이 상하이(푸동)과 함께 공산당 당교 지부가 설치돼 있다.

'푸른 숲을 배경으로 우뚝 선 홍군을 기리는 대형 청동 주조물, 대형 망치와 낫을 주제로 중국 공산당 당기를 형상화 한 붉은 선전 조형물, 징강산(井剛山)을 선전하는 붉은 색의 대형 입간판". 2020년 9월 11일 징강산 공항에서 징강산 홍색 관광지로 가는 도로 변과 인근 산중에는 이곳이 중국 홍색 여행 1번지임을 알리는 붉은 색의 구조물들이 외부 방문객의 눈길을 끌었다.

코로나19의 기세가 꺽인 2020년 9월 중순. 미리 공산당 100년 기획 특집 자료를 준비할 겸 뒤늦은 여름 휴가를 내 베이징을 떠나 장시성의 홍색 관광지를 찾아 나섰디. 2020년 1월 25일 설 연휴 직후 수도 베이징이 봉쇄된 후 거의 8개월 만에 항공편으로 처음 배이징을 벗어나는 길이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중국 장시성 징강산 유적지 조형물 앞에서 홍색 관광에 나선 중국인들이 홍군 기념복을 입고 여행을 즐기고 있다. 2020년 9월 뉴스핌 통신사 촬영.  2021.06.29 chk@newspim.com

2021년 공산당 100주년을 앞둔 사전 취재 여정, 장시(江西)성 홍색 로드는 징강산 지안(吉安) 루이진(瑞金) 난창(南昌)으로 이어진다. 2007년 이후 10여 년 만에 다시 찾은 중국 서남부 지방 장시성. 코로나19 방역은 마스크 착용을 권하는 정도이고 분위기로 볼 때 이곳은 베이징과 달리 이미 코로나와 완전히 작별을 고하고 있었다.

2020년 9월 11일 아침 6시 10분 베이징 수도공항 T3 국내선 로비. 이른 아침이지만 로비 입구와 티켓 화물 수속 코너에는 마치 여름방학 시즌 처럼 인파가 붐빈다. 건강 앱(APP)을 제시하고 로비에 진입한 후에는 더이상 코로나 때문에 제약을 받을 일이 없다. 모든 절차가 평소와 다름없이 '패스트트랙'으로 진행됐다. 베이징을 떠나기 전 철통 방역에 잔뜩 긴장했던 생각을 떠올리니 괜히 쓴 웃음이 나온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중국 공산당 혁명 근거지인 징강산 츠핑진의 한 홍색 관광 상점이 과거 홍군 활동을 주제로 내부 장식을 해놓고 손님을 맞고 있다. 2021.06.29 chk@newspim.com

'화웨이 스마트 폰에 홍멍 자체 OS를 적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코로나 항전의 글로벌 협력 강조, 삼성 전자 텐진 TV공장 스크랩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하이엔드 주력, 8월 액정 디스플레이 LCD 중국 기업 TCL에 매각'. 기내 신문인 2020년 9월 11일자 차이나데일리는 이런 기사를 톱을 비롯해 주요 기사로 채우고 있었다.  

비행기는 수도공항을 이륙한지 근 세시간 만에 '징강산 공항'에 도착했다. 목적지인 징강산 입구 마을은 이곳에서 90킬로미터, 다시 승용차로 1시간 정도 더 가야한다. "징강산은 관광도시예요. 공산당 혁명의 근거지로 전형적인 홍색 여행구입니다. 볼거리가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황양계(黃洋界) 전투현장, 모택동이 살았던 집, 징강산 박물관 등은 꼭 보고가세요. 기념 사진도 많이 찍고요".

헤이처 기사는 누가 물어본것도 아닌데 마스크까지 벗어제낀 채 마치 여행 가이드 처럼 징강산에 대한 소개를 장황하게 늘어놨다. 기사는 아주 괜찮은 안내원이라며 일일 여행 가이드 까지 소개해줬다. 징강산 여행구는 징강산 시의 츠핑(茨坪)진에 속해있다. 인구 17만의 작은 지역이지만 북적이는 유커들의 발길로 꽤나 활기가 느껴진다. 기사는 "이곳 사람들에게 징강산은 마오쩌둥 주석이 내려준 소중한 선물"이라고 말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중국 장시성 징강산의 황량계 보위전 전투 유적지.  2021.06.29 chk@newspim.com

험한 산세의 징강산은 마오쩌둥(毛澤東)이 후난(湖南)성 장사(長沙)에서 추수봉기에 실패한 후 1927년 10월에 들어와 활동한 마오의 제1 농촌 혁명 근거지며 인민해방군의 전신인 홍군의 탄생지이기도 하다. 1928년 마오쩌둥은 주더(朱德)의 군대를 끌어들여 세를 불리며 국민당군과 싸웠다. 높이 1343미터의 징강산 황량계는 중국 공산당 군대가 장제스의 국민당 군을 물리친 대표적인 승전터 중 한 곳이다.

"마오쩌둥의 징강산 활동기간은 1927~1929년입니다. 마오는 주마오(朱毛)군대, 즉 홍군 제4군의 군위서기를 맡았지요. 황양계는 징강산 5대 요충지며 이곳에서 압도적 우세의 국민당 군을 패퇴시켰어요. 이것을 황량계 보위전이라고 합니다. 토지혁명과 인민군대및 당조직 홍색정권 건설의 밑거름이 됐습니다".

홍색 관광 안내원은 숨을 돌린 뒤 "징강산은 중국 홍군의 고향이며 혁명의 요람"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산위의 옛 홍군 거주지 기념관에는 개혁개방의 지도자 덩샤오핑이 문화혁명 하방시절인 1972년 부인과 함께 이곳을 방문한 사진이 걸려 있었다.  

마오쩌둥은 징강산에서 국민당 군을 분쇄하고, 경제 봉쇄를 뚫는 일대 실험을 감행했고, 부분적으로 큰 성과를 거뒀다. 징강산은 마오쩌둥의 초기 혁명 근거지 활동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징강산 박물관은 '당조직 건설과 토지혁명 등 마오쩌둥의 징강산 혁명 활동은 훗날 루이진(瑞金, 강서성의 또다른 도시로 대장정 출발지) 소비에트 중앙정부 임시공화국 설립에도 중요한 실험적 토대가 됐다고 설명하고 있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중국 장시성 징강산 황량계 보위전 유적지에 기념품 상점들과 함깨 다방(茶座)이 들어서 있다.  2021.06.29 chk@newspim.com

'하늘의 달이라고 따지 못할까. 오대양의 자라인들 잡지 못할까(可上九天攬月 可下五洋捉鱉)'. 문화혁명을 앞두고 마오쩌둥은 황량계 전투 30여년 만인 1965년 징강산을 방문, 과거 징강산 유격 전투 시절을 이렇게 회상했다. 싯 구절은 '용기와 의지만 있으면 어떤 고난도 극복할 수 있고, 세상에 못 이룰 일이 없다'는 뜻이라고 한다. 마오 외에도 훗날 장쩌민과 후진타오 등 역대 중국 최고 지도자들이 모두 징강산을 찾았다.  

징강산 황량계 보위전 유화 등 징강산 홍색 여행구 곳곳 주요 유적지에는 한글이 중문 영문과 함께 빠짐없이 병기돼 있어 기자의 눈길을 끌었다. 공산당 혁명의 유적지가 우리 한국인들에게 그다지 인기 여행지가 아닐텐데 하는 의아함에 안내원에게 묻자 한국인 유커가 중국인 다음으로 두세번째로 이곳을 많이 찾는다고 소개했다. 그녀는 또 이곳이 한국의 경상남도 남해군과 자매결연 도시라고 일러줬다.

1920년대 말 혁명 근거지 시절 총탄이 빗발쳤을 황량계 산상에는 마오와 주더의 유격대원 대신 홍군 복장 차림의 유커들의 발길이 붐비고, 여행객들을 위한 쉼터와 음식점이 들어서 있었다. '징강산 소고기 버섯 볶음(30위안), 맥주 한 병(7위안)'. 산상에 자리잡은 산채 토속 음식점 식탁의 QR코드를 스캔하자 메뉴와 가격 정보가 뜨면서 바로 주문과 결재 까지 완료된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중국의 한 관광객이 2020년 9월 11일 미군 복장을 하고 징강산 일대 관광에 나섰다. 이 관광객은 '미국 군인(US ARMY)'라는 명찰과 함께 어깨에 하사 계급장을 달고 있었다.    2021.06.29 chk@newspim.com

흐린 날씨 때문인지 산속에 일찍 어둠이 내린다. 오후 5시 무렵 황량계 산상에 오른 유커들 발길이 갑자기 분주해진다. 마치 전투 현장의 이동명령 처럼 산상의 스피커에선 '관광지가 문을 닫을 시간이니 유커들은 각자 관광지 내 가까운 거리의 셔틀 차량에 탑승하라'는 방송이 흘러나온다. 유커들이 셔틀 버스를 타고 산 아래 마을로 몰려들자 조용하던 츠핑진 마을 음식점과 상가가 부산해진다.

홍군 기념복 차림을 한 유커들은 마치 골짜기에서 전투를 치르고 내려온 군인같아 보인다. 마을이 산에서 모여든 '홍군복 유커'들로 왁자지껄하고 거리에 활력이 넘친다. 식당 안의 대형 가마솥에선 모락모락 김이 피어오르고 먹음직스럽게 만두가 익어간다. 가지와 고사리 볶음, 버섯 무침, 징강산 토종닭 백숙, 징강산의 명물 홍주 등 먹음직스런 메뉴가 한상씩 가득 가득 차려진다.

"징강산은 붉은 도시입니다. 잘 보세요. 흙도 쌀도 검붉은 색깔이고, 술 색깔도 붉은 색이예요". 9월 11일 오후 7시 무렵 츠핑 풍경구 중심 거리에 자리한 한 음식점. 징강산의 특징과 징강산의 특산품에 대해 묻자 옆 테이블 중년 남성은 이렇게 말한 뒤 자신이 마시던 술을 권하며 " 이 술이 장시성의 특산 홍미(紅米, 붉은 쌀)로 만든 붉은 술 홍미주(붉은 쌀 막걸리)라고 일러줬다. <7회로 이어짐>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장시성 징강산 혁명 박물관 건너편 남산 횟불 탑. 혁명을 상징하는 횟불을 불끈 잡은 팔목과 팔목에 페인 힘 줄이 인상적이다.  2021.06.29 chk@newspim.com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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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대전망] '달러 시대의 느린 균열'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2026년 글로벌 자산시장 지형은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바뀔 모양새다. 월가 주요 IB와 글로벌 운용사들이 제시한 내년 전망을 종합하면, 핵심 키워드는 ▲약해지는 달러 ▲강해지는 금 ▲제도권에 깊숙이 편입되는 코인 ▲전략자산으로 격상된 원자재로 압축된다.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는 유지되지만, 각종 정책·재정·지정학 리스크로 인해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조용한 탈출(quiet hedging)'이 진행 중이라는 분석이다. [사진=퍼플렉시티 생성 이미지] ◆ 달러: 패권은 유지되지만 '천천히 새는 배' 2026년 달러를 둘러싼 큰 그림은 '완만한 약세' 흐름 속에서, 기축통화 패권은 유지하되 매력은 서서히 떨어지는 구조다. 여기에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 주요국과의 금리 격차, 글로벌 성장·정책 리스크, 그리고 디달러라이제이션(de-dollarization, 탈달) 흐름이 겹치며 달러의 방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먼저 연준의 완화 경로를 살펴보면, 2026년 말 기준금리는 약 3%대 중반(3.4% 안팎)까지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최근 발언들을 종합하면 인하 속도는 초기 시장 기대보다 더 느리고 신중한 방향으로 조정되고 있어, 지나친 달러 약세를 막아주는 '하방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둘째는 금리 격차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더라도, 정책금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2%, 영란은행(BoE)의 2~3% 수준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률 격차가 과거만큼 크지는 않지만, 달러 자산이 어느 정도 금리 메리트를 제공하는 만큼 "달러가 한 방향으로 급락하는 구도"까지 보긴 어렵다는 진단이다. 이 같은 상대 금리 우위는 2026년 내내 달러가 급격히 무너지는 것을 막는 완충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 셋째는 글로벌 성장과 정책 리스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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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간은 2025년 말 온스당 3,600달러대에서 2026년에는 4,0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일부 프라이빗 뷰에서는 5,000달러 안팎까지 거론한다. 골드만삭스·UBS 등도 4,000~4,500달러 구간을 기본 밴드로 제시하면서, 구조적 강세장이 이어질 경우 5,000달러 돌파 가능성까지 열어두는 분위기다. 이 같은 '슈퍼 헤지' 논리는 세 축에 기대고 있다. 첫째,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 매수와 디달러라이제이션 흐름이다. 러시아 준비자산 동결 이후 "제재로 묶이지 않는 준비자산"을 찾는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다수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에서 달러·유로 비중을 줄이고 금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서서히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다. 둘째,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재정악화와 부채 누적이다. 천문학적 정부부채와 확대된 재정적자는 통화가치 희석 우려를 키우며 "법정통화의 거울"로서 금의 역할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셋째, 연준의 완화 전환과 약달러 구도다. 금리가 내려가면 무이자 자산인 금의 기회비용이 줄고, 달러 약세는 달러 표시 금 가격을 끌어올리는 이중 효과를 낳는다. 기관투자가들의 인식도 이를 뒷받침한다. 나티시스 설문에서 글로벌 기관의 3분의 2는 "2026년에는 금이 코인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답하며 금을 1순위 방어자산으로 꼽았다. 동시에 상당수 기관이 전통적인 60:40 포트폴리오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를 선호한다고 응답해, 금과 실물자산을 "인플레이션·재정·지정학 리스크가 겹친 시대의 전략자산"으로 재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IB들은 2025년 급등 뒤 2026년 일부 구간에서 단기 조정과 높은 변동성은 불가피하다고 보면서도, 조정이 나오더라도 "고점을 한 단계 올리는 조정"이라는 표현을 쓰며 중장기 방향성만큼은 강하게 위를 가리키고 있다. ◆ 코인: '대체 가치 저장 수단'...그러나 여전히 '실험 구역' 코인에 대한 월가의 시각은 한 줄로 "커진 건 맞지만, 아직은 실험 구역"이다. JP모간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을 "달러에 대한 또 하나의 도전자"라고 부르면서도, 극단적인 변동성과 짧은 히스토리를 이유로 전략적 코어 자산이 아니라 위성(satellite) 성격의 위험자산으로 다뤄야 한다고 경고한다. 2024년 초 2조달러 수준이던 크립토 전체 시가총액이 2025년에는 4조달러 안팎까지 불어난 가운데, 규제 환경이 ETF·ETP 승인 등으로 제도권 친화적으로 바뀌며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실제 결제·상거래 규모는 여전히 수백억 달러 수준에 머물며, 일상적 화폐나 결제 인프라로서의 역할은 초기 단계라는 점이 반복해서 지적된다.​ UBS와 같은 보수적인 하우스는 이런 변화를 인정하면서도 "코인은 어디까지나 투기적 자산"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UBS CIO는 비트코인 변동성이 연 70~80% 수준으로 전통 자산 대비 현저히 높고, 70% 이상 급락하는 대형 조정이 여러 차례 반복된 탓에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축으로 편입하긴 어렵다고 본다. 대신 장기 잠재력을 믿는 투자자라면 "완전 손실이 나도 전체 계획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극소 비중으로, 장기 보유하는 전략" 정도만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반대로 SSGA나 모간스탠리, 반에크 등 디지털 자산에 우호적인 기관들은 비트코인이 전통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고 장기 위험조정 수익이 높다는 점을 들어, 1~4% 수준의 소규모 전략적 배분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기관 머니의 온도차도 뚜렷하다. 나티시스 2026 인스티튜셔널 서베이에 따르면 글로벌 기관의 36%는 향후 크립토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하지만, 동시에 66%는 "2026년 성과는 금이 크립토를 이길 것"이라고 응답했다. EY·코인베이스가 2025년 초 실시한 설문에서도 응답 기관의 59%가 "AUM의 5% 이상을 디지털 자산에 배분할 계획"이라고 답해 성장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여전히 변동성과 규제 리스크를 꼽았다. ◆ 원자재: AI·에너지 전환·안보가 만든 '전략자산'의 귀환 2026년 원자재 시장은 더 이상 단순한 인플레이션 헤지가 아니라, AI·에너지 전환·안보 이슈가 맞물린 '전략자산'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리포트는 접근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원자재·에너지·전환 메탈에 구조적인 강세 요인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BNY멜론은 AI 데이터센터 구축, 전력 인프라 확충, 에너지 전환과 함께 각국의 방위·인프라 지출이 향후 수년간 원자재 수요를 떠받칠 것이라고 본다. JP모간은 천연가스와 전력을 "AI 혁명의 병목(bottleneck)"으로 규정하며 가스 발전, LNG 프로젝트, 송전망 등에 장기 투자 기회가 많다고 짚었다. UBS는 구리·알루미늄 등 산업금속 비중 확대를, 냇웨스트는 희토류·전략자원이 '공급망 안보'와 직결되면서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제시하고, 피델리티는 구조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실물자산·절대수익 전략이 전통 60:40 포트폴리오의 필수 보완재가 된다고 분석했다. 나티시스 설문에서도 기관투자가의 65%가 전통 60:40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가 2026년에 더 높은 수익을 낼 것이라고 답해, 원자재·실물자산을 '필수 축'으로 보는 인식 전환이 확인된다.​ 블룸버그NEF와 IEA 자료를 인용한 보고서들은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확충 수요만으로도 2030년까지 전 세계 구리 수요의 2~3%포인트 추가 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추정한다. AI 데이터센터는 단일 시설당 수만 톤 단위의 구리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만큼, 이미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구리·은·희토류·갈륨 등 핵심 금속 시장에 추가적인 타이트닝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기차·배터리·재생에너지 확대로 리튬·니켈·코발트 등 전환 메탈 수요가 2026년 한 해에만 30~40%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에너지 전환과 AI가 결합된 새로운 '미니 슈퍼사이클'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플레이션·무역·정책 측면에서의 환경도 원자재에 우호적이다. 모간스탠리 등은 미국·유럽에서 관세·보호무역 정책이 상수로 남는 한, 명목 물가가 2%를 상회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과거 데이터상 인플레이션이 2%를 넘는 구간에서 원자재 상품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기타 자산 대비 20%포인트가량 우위였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에너지 안보 우려와 탄소 규제가 섞이면서, 가스·LNG·원유·우라늄은 "절대 줄일 수 없는 베이스 에너지"로, 구리·알루미늄·리튬·희토류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전략 금속"으로 포지셔닝이 재정의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월가 IB와 기관투자가들은 2026년 포트폴리오에서 원자재 비중을 한 단계 높이는 전략을, "달러·채권·전통 주식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에너지·인플레이션·안보 리스크를 헷지하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으로 제시했다. kwonjiun@newspim.com 2025-12-1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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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전재수 장관 면직안 재가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UN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친 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힌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 전 장관은 "직을 내려놓고 허위사실 의혹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2025.12.11 yooksa@newspim.com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전 장관은 앞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사의를 밝혔다. 그는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제가 해수부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장관은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고, 불법적인 금품수수는 단언컨대 없었다"며 "추후 수사 형태든지, 아니면 제가 여러 가지 것들 종합해서 국민들께 말씀드리거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장관은 "(통일교 측으로부터)10원짜리 하나 불법적으로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600명이 모인 장소에서 축사를 했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께 전재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 원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 청탁성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pcjay@newspim.com 2025-12-1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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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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