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에서 전자담배 판매 금지 움직임이 강화되는 가운데 미국 전자담배 스타트업 쥴랩스가 최고경영자(CEO) 교체와 미국 내 광고 중단 방침을 발표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케빈 번스 쥴랩스 CEO가 25일(현지시간) 사임을 발표했으며 쥴랩스는 현재 신문·방송·디지털미디어 등에 내보내는 모든 광고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뉴욕주 뉴욕시에 위치한 전자담배업체 쥴(JUUL) 매장 간판 [사진=로이터 뉴스핌] |
번스의 후임 CEO로는 쥴랩스의 지분 35%를 보유한 알트리아의 KC 크로스웨이트가 결정됐다.
쥴랩스의 전자담배 ‘쥴’은 2015년 출시 후 미국 전자담배 시장에서 40%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선두주자로 달렸지만 최근 청소년 흡연을 조장한다는 비난을 받음과 동시에 연방·주 정부의 판매 규제 조치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앞서 번스는 “전자담배는 청소년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부모들에게 사과를 표명하고, 비흡연자들에게도 “여러분은 우리가 추구하는 고객이 아니다”라며 전자담배 흡연을 시작하지 말라고 촉구한 바 있다.
번스의 사임과 함께 그간 추진되던 알트리아와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의 합병 협상도 중단됐다. 미국에서 전자담배 규제가 강화되자 필립모리스 측이 합병에 점차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고, 이에 알트리아 측이 경영진 교체안 등을 제시했으나 결국 필립모리스 측에서 합병을 깨기로 결정했다고 WSJ가 소식통을 인용했다.
알트리아와 필립모리스의 합병이 성사됐다면 현재 세계 1위 담배회사인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를 제치고 이의 3배에 이르는 초대형 담배회사가 탄생할 예정이었다.
알트리아는 자체 전자담배를 개발하다가 이를 중단하고 대신 쥴랩스 투자로 선회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청소년 흡연 급증에 우려를 표하며 일반 담배 맛이 나는 전자담배를 제외한 모든 전자담배의 판매 금지를 추진하고 있다. 민트나 멘솔 향이 나는 전자담배를 금지하겠다는 것인데, 이러한 가향 담배는 쥴랩스의 매출에서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 19일 전자담배 ‘베이핑’(vaping)과 연관된 중증 폐질환 사망자가 현재까지 최소 10명에 이르렀으며, 액상전자담배로 인한 중증 폐질환 의심사례가 530건 접수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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