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자연합 간 600억 규모 소송은 변수로 남아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한미약품이 대표이사를 교체하며 경영 안정화에 나설 전망이다. 최근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4자연합 간 갈등 조짐이 불거진 가운데 이사회 차원의 합의를 통해 분쟁이 아닌 봉합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사업을 둘러싼 600억 규모 소송이 개시돼 향후 변수로 작용할 지 주목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는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고 기존 박재현 대표를 교체하고 황상연 HB인베스트먼트 PE부문 대표를 신임 대표로 선임하기로 의결했다. 해당 안건은 이달 열리는 한미약품 주주총회에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사진도 대거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박 대표를 포함한 기존 한미약품 이사진 6명은 오는 29일 임기가 만료된다. 이 중 김태윤 사외이사(감사위원)를 연임시키고, 황 대표를 비롯해 김나영 한미약품 신제품개발본부장, 채이배 전 국회의원, 한태준 겐트대 글로벌캠퍼스 총장이 신규 이사 후보로 거론된다.
한미약품 대표 및 이사진 교체는 한미사이언스의 주요 주주인 4자연합(신동국·송영숙·임주현·라데팡스) 간 합의에 따른 결과다. 이날 한미약품 이사회가 열리기에 앞서, 한미사이언스 또한 이사회를 열고 한미약품 대표 교체를 논의했다. 한미사이언스가 한미약품 지분 41.4%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지주사 차원의 합의가 필요하다.
앞서 4자연합은 한미사이언스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박재현 대표 간 갈등으로 인해 분열 조짐을 보였다.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 측이 박 대표를 지지하는 입장문을 내면서 분쟁 가능성은 더욱 커지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미약품 대표 교체에 뜻을 모으며 4자연합 간 갈등은 일단락 된 분위기다. 한미약품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기존 내부 출신 경영진이 아닌 외부 인사를 대표로 선임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1970년생인 황 대표는 LG화학 기술연구원을 시작으로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와 종근당홀딩스 대표를 역임한 인물이다. 제약 업계 뿐만 아니라 투자와 재무 분야 경험도 두루 쌓은 만큼 특정 세력에 치우치지 않고 경영 안정성을 확보할 것이라는 기대가 모인다.
무엇보다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불거지며 조직 내부에 혼란이 확산된 만큼 주주총회를 거쳐 대표직 선임이 확정될 경우, 내부 조직을 안정시키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의 경영 개입 의혹으로 기존 대표와의 갈등이 외부로 노출되면서 임직원들의 불안도 커졌기 때문이다.

이날 이사회가 열린 한미약품 본사 1층 로비에서는 일부 직원들이 모여 피켓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직원들은 "신동국 대주주는 한미약품 경영에서 당장 손 떼라", "한미약품은 신동국 대주주의 개인 소유물이 아니다"라는 문구의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
성 비위 임원을 비호하고 사과하지 않은 것을 겨냥한 "성비위 무마 사과하고 반성하라", "성비위 사건 원칙대로 처리하라"는 피켓도 눈에 띄었다.
다만 4자연합의 갈등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는 송 회장과 임 부회장, 라데팡스 측이 신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600억원 규모의 위약벌 청구 소송의 첫 변론기일이 열렸다. 해당 소송은 4자 연합이 함께 추진하기로 했던 시니어케어 사업이 무산되는 과정에서 약정 위반 여부를 둘러싸고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소송은 한미그룹 지배구조 갈등의 또 다른 변수로 꼽힌다. 법적 공방이 장기화될 경우 4자 연합 내부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sy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