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발표한 왕숙지구 주민의견 반영 공시가 19% 올라
표준지 결정 후 발표한 창릉지구 인상률 3~5%대 그쳐
"보상금 불만" 연내 지구지정 추진시 주민반발 예고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3기 신도시 보상금 책정을 두고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지난해 말 발표한 남양주 왕숙신도시와 이달 발표한 고양 창릉신도시의 표준지 공시지가 인상률이 6배 넘게 차이가 나서다.
공공택지 조성을 위한 토지보상은 매년 2월 발표하는 표준지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한다. 작년 발표한 왕숙·교산·계양·과천지구는 주민들의 요구로 공시지가가 대폭 올랐다. 하지만 표준지 공시지가 결정 후 지정한 창릉·대장지구는 인상률이 이에 미치지 못했다.
정부 계획대로 올해 지구 지정이 이뤄지면 의견 개진 기회가 없었던 창릉·대장지구 주민들의 불만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3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발표한 남양주 왕숙지구의 표준지 공시지가 인상률은 19%에 달했지만 이달 발표한 고양 창릉지구는 3%대 그쳤다.
고양시 덕양구 화전동 창릉신도시 예정 부지의 노후주택 전경. [사진=김지유 기자] |
정부는 지난해 말 남양주 왕숙·하남 교산·인천 계양·과천지구를 3기신도시 후보지로 지정하고 올해 말 지구지정을 완료하기로 했다.
지구지정이 끝나면 해당부지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서 해제되고 토지보상 작업에 들어간다. 토지보상은 지구지정한 그 해 표준지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한다. 이 때문에 왕숙·교산·계양·과천지구 주민들은 지난 4월까지 진행한 표준지 공시지가 의견 접수 때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수 있었다.
토지·건물 실거래가 플랫폼인 밸류맵에 따르면 남양주 왕숙지구의 평균 표준지 공시지가는 지난해보다 19.4% 상승했다. 과천시와 하남 교산지구의 표준지 공시지가는 각각 11.8%, 10.3%씩 올랐다. 이들 지역의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은 경기도(5.91%)와 전국(9.42%)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현실적인 토지보상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요구가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의견 접수가 끝난 뒤 발표한 고양 창릉지구의 경우 인상률이 미미했다. 창릉신도시 예정 부지인 용두동의 전(밭)으로 분류된 한 표준지 공시가격은 올해 1㎡당 23만6000원으로 작년(22만8000원)에 비해 3.51% 오르는데 그쳤다. 용두동의 또 다른 표준지(대)는 1㎡당 152만원으로 작년(144만원) 보다 5.56%로 올랐다. 모두 경기도 평균 상승률 보다 낮았다.
화전동도 사정은 비슷하다. 전으로 분류된 화전동의 한 표준지는 공시가격이 작년 57만9000원에서 올해 60만원으로 3.63% 상승했다. 다른 표준지(상가)도 작년 156만원에서 올해 163만원으로 4.49% 올랐다. 역시 경기도 평균을 비롯해 왕숙·교산지구의 상승률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부천 대장지구의 상승률도 이와 유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태수 지존 대표는 "창릉이나 대장지구의 경우 표준지 공시지가의 의견 접수가 끝난 후 신도시 계획이 발표되다 보니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지 못했을 수 있다"며 "정부가 계획대로 연내 지구지정을 추진하면 주민들의 반발이 거셀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창릉지구 주민들은 이미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고양 창릉지구 용두·동산동 대책위는 지난 24일 대책위를 구성하고 적정 보상가 책정을 요구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그린벨트를 해제한 후 주변 시세에 맞는 보상금액을 책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향후 보상과정을 지켜본 뒤 제대로 된 절차가 진행되지 않으면 법률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규현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토지 보상금은 공시지가와 여러 가지 변동분을 반영해 산정한다"며 "토지보상 시기는 올해인지, 내년인지 확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