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철수 결정 뒤 첫 회담…관할권 등 두고 러-터키 ‘기싸움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러시아와 터키, 이란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각) 소치에서 만나 시리아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왼쪽부터) 이란, 러시아, 터키 대통령이 3자 회담 후 기자회견 중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계획 발표 이후 처음으로 마주한 이번 자리에서 러시아와 터키 대통령은 시리아 반군 최후 거점인 이들립 처리방안 등을 두고 여전한 이견을 드러냈다.
러시아와 터키는 작년 9월 이들립에 비무장지대를 설치하기로 합의하면서 시리아 사태는 안정적인 국면을 맞이하는 듯했다.
하지만 알카에다 시리아 지부에 뿌리를 둔 급진 조직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이 이들립을 장악했고, 러시아는 친터키 반군 조직을 움직여 비무장을 관철하라고 터키를 압박해 왔다.
블룸버그통신과 독일 도이체발레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에게 시리아 내전 종식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무엇보다 이들립을 장악한 HTS를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로하니 대통령은 공감을 표했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즉답을 피하면서 이견을 드러냈다.
회담 뒤 나온 공동 성명에서는 작년 9월에 마련된 휴전 협정을 복구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언급됐지만, 드미트리 페스코프 푸틴 대변인은 구체적 조치에 군사 행동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와 터키는 미군 철수 후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 대한 관할권을 누가 넘겨받을지에 대해서도 입장 차이를 보였다.
푸틴과 로하니는 시리아 정부가 미군이 통제해온 지역을 접수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에르도안은 터키와 접경한 시리아 북부 지역에 '안전지대'를 건설하겠다는 기존 계획을 거듭 강조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