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관리법 위반' 성형외과 원장 A씨 등 3명 구속기소
원장 A씨, 매입가의 172배 가격에 투약…매출 5억원 올려
마약관리 전산시스템에는 고의로 허위보고 또는 보고누락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검찰이 향정신성의약품인 수면마취제 '프로포폴'을 불법투약해 수억원대 매출을 올린 강남의 한 성형외과 원장 등 일당과 상습투약자들을 적발해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김태권 부장검사)는 프로포폴 불법투약에 관여한 성형외과 전문의 A(남·50)씨를 마약류관리에관한 법률 위반(향정) 및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진료가 아닌 영리목적으로 30분 수면이 가능한 용량 20ml 짜리 프로포폴 앰플 1개를 투약해주고 매입가의 172배에 해당하는 50만원을 받았다. 해당 앰플 매입가는 개당 2908원이다.
A씨는 이같은 방식으로 지난 4월부터 6월 사이 76일 만에 총 2만2000ml(약 250회 분량)를 불법투약해 5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프로포폴이 마약류로 지정된 2011년 2월 이후 적발된 사건 가운데 투약량이 가장 많고 범죄수익도 가장 큰 규모다.
해당 병원의 부원장 B(여·38)씨와 재무담당 직원 C(남·44)씨는 원장 A씨와 공모해 이같은 불법투약 사실을 숨기기 위해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투약 사실을 허위로 보고하거나 의도적으로 누락하고 진료기록부도 허위로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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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을 불법으로 판매한 병원관계자들 외에 상습적으로 프로포폴을 투약한 D(남·32)와 호텔 등에서 D씨에게 프로포폴을 불법투약해 준 전직 병원 영업실장 E(남·43)씨도 각각 구속기소됐다.
D 씨는 올해 3월부터 8월까지 강남 일대 병언을 돌면서 미용시술을 빙자해 총 81회에 걸쳐 약 2억원의 대가를 지급하고 1만ml 넘게 프로포폴을 투약했다.
E씨는 올해 3월부터 6월 사이 강남 호텔 등에서 D씨에게 총 34회에 걸쳐 약 1억원의 대가를 받고 프로포폴 5020ml를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밖에 또다른 프로포폴 상습투약자 2명과 앞서 적발된 불법투약 성형외과 병원 관계자 등 총 4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이번 사건에 관여한 6명을 약식기소하기로 했다.
검찰 측 관계자는 "이번 사례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도입 이후 관련법을 위반한 최초 사례"라며 "해당 시스템에 대한 상시 점검 등 보다 철저한 관리감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기관에 수사 결과를 통보, 필요시 합동 단속도 전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의료용 마약류를 남용하는 의료인에 대해 수사 및 범죄수익 환수를 철저하게 할 예정"이라며 "마약류 불법투약 엄단과 함께 상습투약자에 대해서는 중독 치료가 병행되도록 공소제기와 더불어 치료감호를 병합 청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은 의료용 마약류의 최초 제조부터 투약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전산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투명한 마약류 관리를 위해 지난 5월 18일 시행됐다. 특히 프로포폴은 심각한 오남용과 다수 불법 투약 사례로 해당 시스템의 중점관리 대상으로 지정돼 있다.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