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과 일요일 통화..언제든 통화할 것"
김정은과 브로맨스 통한 비핵화 일괄타결 포석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언제든 직접 통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과 자신이 '좋은 케미(궁합)를 갖고 있다'고도 말했다. 김 위원장과의 직접 담판과 결정을 통해 북한 비핵화를 관철시키고 이를 자신의 정치적 업적으로 연결하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악수 나누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미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요일인 오는 17일 김위원장에게 전화를 걸 예정이라는 깜짝 발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버지의 날'인 이번 일요일에 무엇을 할 계획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나는 (일요일) 북한 (김 위원장)에 전화를 걸 예정"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김 위원장에 대해 "그는 한 국가의 수장이면서 강한 지도자"라며 치켜세웠다. 이어 김 위원장과의 관계에 대해 "우리는 아주 잘 지내고 있다"면서 "일반적이거나 정치적으로 적절한 표현일진 모르겠으나 우리는 매우 좋은 '케미(궁합)'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김 위원장이 얘기할 때) 그의 사람들은 차렷자세를 취하더라. 나는 내 사람들도 그렇게 하기를 원한다"며 북한에 대한 호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지난 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합의가 미흡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나는 우리가 모든 것을 얻는 합의에 서명했다"고 강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한국전쟁 전쟁포로및 실종자 유해 반환 작업도 이미 시작됐다고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를 마친 뒤 백악관에서 취재진들과의 즉석 인터뷰에서는 김 위원장에게 자신의 직통전화 번호를 알려줬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김 위원장)는 어떤 어려움이 생기면 내게 직접 전화할 수 있다. 나도 그에게 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인권 문제를 압박하지 않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 "왜냐하면 나는 당신과 당신 가족이 핵무기로 파괴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면서 "나는 북한과 좋은 관계를 원하고 있다"고 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해까지 김 위원장에 대해 '화염과 분노' 발언으로 협박하고 '로켓맨'이라고 조롱하기도 했다.그러나 6.12 싱가포르 북미회담을 전후해 기류가 완전히 달라졌다.
북미회담 이후 가진 기자회견과 인터뷰에서 그는 김 위원장에 대해 "정말로 똑똑하다" "자신의 국민을 사랑한다" "터프 가이다" 등의 칭찬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다.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직통 전화를 통해 김 위원장과 수시로 연락하며 비핵화와 북미관계 개선의 난제를 직접 해결해가겠다는 구상도 드러냈다. 향후 비핵화와 이에 상응한 체제보장과 경제 지원 등에는 숱한 난제가 즐비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김 위원장과의 핫라인과 담판으로 주도적으로 헤처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김 위원장과 추가로 정상회담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 이슈를 '디테일(세부사항)의 악마'에 발목잡히지 않고 정상들의 주도로 이끌고가는 강력한 '톱 다운' 방식으로 해결하겠다는 의미다. 이와함께 자신의 적극적 러브콜을 통해 김 위원장의 호응을 이끌어내겠다는 포석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과도한 칭찬 릴레이의 이면에는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미국내 비판적 여론도 상당히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안팎에선 '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 합의도 없이 트럼프 대통령이 양보만 했다'는 곱지 않은 비판이 여전히 강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는 물론 재임에 도전하는 2020년 대선 승리를 위해 북핵과 한반도및 북미관게 정상화 이슈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선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은 물론 향후 비핵화 논의나 심지어 자신의 대화 파트너인 '김정은'에 대한 미국내 기대와 평가를 끌어올려야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과 브로맨스'을 앞세운 트럼프 대통령의 톱 다운 전략이 의도대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지 주목된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