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Q 매출 52조·영업익 5.2조 예상…무선사업 소폭 개선
[뉴스핌=이강혁 기자] 삼성전자가 2014년 4분기 5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실적 하강 추세를 반전시켰다.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반도체 사업이 버팀목이 되고, 실적 하강의 진원지인 스마트폰 등 무선사업의 실적도 소폭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위기를 벗어나 재도약하기 위한 변곡점에 선 셈이다.
삼성전자는 올 한해 공격적인 제품 출시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TV, 세탁기 등 가전사업이 연초부터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신제품을 쏟아내고 있고, 전략스마트폰 '갤럭시S6'도 올 1분기 중 출격할 예정이다. 바닥을 찍고 반전한 실적 곡선은 상반기까지 유지될 가능성이 커졌다. 올 한해 농사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증권가와 업계의 대체적인 예상이다.
▲4Q 잠정영업익 5.2조…스마트폰 재고 조정 마무리 등 이익 개선
삼성전자는 8일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5조2000억원의 2014년 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2013년 4분기 대비 12.28% 감소했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9.59% 늘었다. 영업이익은 2013년 4분기 대비 37.42% 줄었다. 그러나 전분기 대비해서는 28.08% 증가했다.
이는 시장의 기대치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을 4조8000억원(27개 증권사 전망치 평균) 정도로 예상했다.
이같은 실적 개선은 지난해 3분기 큰 폭의 영업이익 감소를 겪은 IM(IT·모바일)부문이 다시 살아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DS(반도체·부품)부문이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보이며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부분별로 보면, 무선사업의 IM부문은 3분기 바닥을 찍고 4분기에는 2조원대로 올라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4분기 영업이익 1조9000억원대를 예상하고 있다.
이같은 관측은 실적 감소의 원인으로 꼽히던 스마트폰 재고 조정 문제가 거의 마무리단계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고마진의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꾸준하고 중저가의 다양한 전략모델도 공격적으로 신흥시장에 출시되고 있다.
다만 IM부문은 분기 영업이익 6조원을 넘어설 만큼 초호황기를 누렸던만큼 의미있는 실적 개선을 이루기 위해서는 시간이 다소 필요하다.
DS부문은 4분기에 2조5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는데다 가격도 안정돼 꾸준히 이익을 가져오는 중이다. 여기에 사물인터넷 흐름에 따라 모바일AP 등 시스템LSI 사업의 적자폭도 줄어들고 있다. 특히 독보적인 미세공정 기술을 적용한 신제품이 출시되면서 이익실현에 한 몫하는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패널 역시 중저가 스마트폰 등 공급 증가가 이루어지면서 전분기보다 실적이 소폭 개선된 것으로 전망된다.
CE(소비자가전)부문은 연말 성수기를 맞은 TV 판매가 증가하고 계절적 수요 가전제품 판매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고 패널 가격도 상승한만큼 전체적으로는 3분기와 비슷하거나 소폭 개선이 이루어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는 전사적으로 비용을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맨데다 계절적으로 실적도 좋은 시기라 전분기인 3분기보다 실적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14년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205조4800억원, 영업이익 24조9400억원을 예상했다. 3분기 큰 폭의 실적 감소를 겪은 탓에 매출은 2013년 228조6900억원에 비해 10.15% 줄어든 수치다. 영업이익도 같은기간(36조7900억원)보다 32.21% 감소했다.
▲올 1분기부터 본격 실적 개선 행진?…IM부문 개선은 시간 필요
지난해 4분기 실적감소 분위기를 돌려놓은 삼성전자의 올해 농사는 크게 나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와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올 1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적 개선 행진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한다.
NH-CA자산운용의 한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실적이 바닥을 찍은게 맞다고 본다"면서 "앞으로 증권사 등의 삼성전자 실적 상향이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도 "올해 스마트폰의 연간 영업이익은 작년과 비슷할 것으로 보이나, 전체적으로는 실적 개선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국에서 열린 CES 2015에서 내놓은 새로운 혁신제품이나 스마트폰 갤럭시S6에 대한 기대감이 분명히 있고, 반도체나 부품도 환율 급등락 등 급격한 변화가 없다면 호황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전자는 사업 기반이 견고해 올 1분기부터는 다시 반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올 한해 '새로운 도전'을 강조하면서 주력 사업별로 시장 리더십을 더욱 강화하고 육성제품의 경쟁력을 끌어 올리겠다는 방침이다. 기존의 혁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면서 프리미엄을 뛰어넘는 슈퍼 프리미엄 제품도 출시해 브랜드 위상을 한층 더 높이겠다는 목표다.
연초부터 타이젠 운영체제(OS)와 퀀텀닷(quantum dot·양자점)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SUHD TV'를 공개하는 등 시장의 판을 바뀌기 위한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다만 IM부문은 일단 지속 성장이 중요한 만큼 사업체질 개선에 시간이 좀더 필요하다. 근본적인 체질개선을 진행하면서 성장과 수익성 확보에 올 한해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시리즈를 필두로 웨어러블 제품 등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보해 새로운 성장 모멘텀으로 키워 나가겠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