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숏 이후 트렌드 주도 상품 주목
[뉴스핌=백현지 기자] 최근까지 금융투자업계에서 돈이 흘러가는 곳은 가치주와 롱숏 밖에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였다. 하지만 박스권 장세에서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롱숏펀드가 이제 신규투자는 고민할 만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주식형펀드에서 자금 이탈이 거센 가운데 롱숏펀드는 나홀로 러브콜을 받고 있지만, 돈이 몰리면서 '알파'를 얻기가 점차 힘들어지면서 제로를 향하게 되고 나아가 시장의 방향성과 함께 변동성이 커지며 오히려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에 일부 자산운용사에서는 롱숏 이후의 트렌드를 주도할 상품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그래픽=송유미 미술기자] |
17일 KG제로인에 따르면 롱숏펀드는 연초이후 1조94억원이 유입됐으며 지난 1년간 2조원이 넘는 자금이 들어왔다. 연초이후 국내주식형펀드에서 1조527억원이 빠져나갔으며 2012년 이후 14조6000만원 가량이 유출된 것과 비교했을 때 선방을 넘어선 수준이다.
롱숏펀드는 주식매수와 매도 포지션을 동시에 가져가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이에 지수가 오를 때 수익률이 더딜 수는 있지만 빠질 때도 수익을 내거나 남들보다 덜 잃을 수 있다는 장점을 보유했다.
하지만 최근 코스피가 박스권 장세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보이자 투자에 신중하라는 지적이다. 롱숏펀드는 최근 연초 후 고공행진을 이어간 수익률을 반납하는 추세다. 최근 1개월간 41개 롱숏펀드 중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는 23개로 집계됐다. 코스피 수익률을 상회한 펀드는 단 한 개도 없었다.
특히 대다수 롱숏상품이 취하는 '펀더멘탈 롱숏 전략'은 상승이 기대되는 종목을 매수(long)하고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과 주가지수선물을 매도(short)하는데, 이중으로 손실 위험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 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롱숏은 코스피 지수가 방향성을 잡거나 시장의 색이 바뀌면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최근에 전차주가 상승하고 선물쪽에서 많이 터져 양쪽으로 손실이 나 몇 개월 간 낸 수익을 불과 몇 주 만에 까먹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롱숏펀드로만 자금이 몰리며 운용상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숏 전략이 과평가된 종목을 매도하는데 지나치게 롱숏펀드로만 자금이 몰리니 일부 종목에 매도가 몰려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게 한 운용사 관계자의 평가다.
신규 롱숏펀드 출시도 잠잠하다. 지난달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롱숏펀드를 출시한 이후 업계에서는 롱숏 이후 트렌드를 고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악사운용은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롱숏이 아닌 멀티에셋펀드 등을 검토 중이다. 멀티에셋펀드는 주식, 채권 뿐 아니라 부동산, 원자재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다.
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롱숏이 상관관계를 따지는 수렴형 전략을 취하는 데 이는 박스권 장세에 적합한 전략"이라며 "롱숏, 헷지펀드가 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건 맞지만 지금이 피크인게 아닌가 싶어 신규로 투자를 고민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성장주나 배당주펀드를 추천하겠다"고 귀띔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