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 은행권이 704억유로(950억달러)에 달하는 자본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오는 2019년으로 예정된 바젤III가 본격 시행될 때 현 상태로는 이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보다 엄격한 자본 규정에 따라 은행권이 자본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지만 부족분이 6개월 전에 비해서는 축소됐다.
25일(현지시간) 유럽은행감독청(EBA)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현재 바젤III를 기준으로 한 은행권 자본이 704억달러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6개월 전 수치에 비해 291억유로 감소한 것이다.
금융시스템의 구조적 리스크를 차단하는 데 목적을 둔 바젤III가 시행될 경우 은행군은 리스크 가중평균 자본 비율을 7%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또 금융시장 냉각에 대비해 유동성 비율을 높여야 한다.
금융권의 자본건전성이 개선되고 있지만 보다 강력한 규제로 인해 은행간 자금 거래가 위축될 수 있고 더 나아가 신용 경색이 나타날 경우 그림자 금융이 고개를 들 것이라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지난달 영란은행(BOE)이 은행권에 요구한 유동 자산 규모를 900억파운드 축소할 계획을 밝힌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마크 카니 BOE 총재는 “유동성 자산 보유량에 대한 규제를 축소해 신용 공급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바젤III 규정을 완화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런던정경대학의 줄리안 프랭크 교수는 “바젤I과 바젤II가 기대했던 효과를 내지 못했던 것처럼 바젤III 역시 시스템 리스크를 차단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며 “금융 업계는 바젤III 시행에 대해 수긍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