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재욱·김영과 후보 반대..주주 의결권 위임 호소
[뉴스핌=이강혁 기자] KB금융지주의 'ISS 보고서' 사태가 이사회와 경영진 간 갈등구도로 표출된 가운데 KB국민은행 노동조합이 일부 사외이사와 경영진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서 파장이 예상된다.
국민은행 노조는 사외이사와 감사위원 후보의 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 의사를 공식화하면서 어윤대 회장 등 경영진의 용퇴를 촉구했다.
노조는 20일 오후 여의도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KB금융이 연일 신문지상을 도배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노조는 오는 22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감사위원 선임과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에 대해 반대하기 위해 지난 8일 금융감독원에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신고'를 마치고 소액주주들의 의결권 모집활동에 들어간 상태다.
노조는 이날 "ISS 보고서 사태에서 드러난 지배구조 문제점과 객관성, 독립성을 결여한 사외이사들, 그리고 지배주주가 없는 KB에서 지난 3년간 주인 행세를 하고 ISS에까지 손을 뻗친 어 회장 등 낙하산 세력들의 전횡을 보며 몸서리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어 ISS 사태와 관련, "박동창 부사장 등이 이번 사건을 기획하게 된 배경은 어 회장의 연임 프로젝트의 일환"이라며 "연임을 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외국인 주주의 힘을 빌어 이경제 의장을 비롯한 이사 1~2명을 사외이사 선임에서 낙마시키는 방법외에는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번 사건은 박 부사장이 단독으로 기획한 작품이 아니라 어 회장이 직접 지시 또는 개입에 의해 발생됐다고 본다"며 "박 부사장이 ISS측과 접촉한 것을 어 회장이 사후 보고를 받고 황당해 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상식적으로 말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IR담당 임원도 아닌 박 부사장이 회장에게 보고도 없이 단독으로 투자자와 주총안건 분석기관을 만나고 다녔다는 말을 믿으라는 것이냐"며 "어 회장은 측근을 단독범으로 몰며 꼬리를 자를 게 아니라 본인의 지시에 의한 행위였음을 자복함으로써 인간성마저 나쁜 CEO라는 오명을 벗는 게 나을 것"이라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끝으로 노조는 "KB금융지주의 주주이자 내부 직원들로서 기업 가치 향상과 투자자의 이익 보호, 시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정기주주총회에서 다룰 의안들에 대해 주주들이 의결권을 위임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KB금융 이사회와 경영진은 이날 오전 임시이사회를 개최하고 주총에서 사외이사 선임 등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어 회장 등 경영진은 이사회에서 "전 경영진이 주주, 고객, 시장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ISS 주장 가운데 잘못 알려진 부분을 적극 해명하는 등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그 결과 경영진의 논리와 설명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을 표시하는 주주의 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보고했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