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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룡의 밀리터리 인사이드] KF-21 보라매 전투기 '출생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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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삼성항공 사장, ADD 특강에서 처음 밝혀
KF-X 사업, DJ 때 아닌 YS 정부 때 사업 태동
YS 정부 말기, 삼성항공과 ADD 주도로 '시동'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한국형 전투기 KF-21이 개발 막바지 단계다. 지난해 7월부터 본격적으로 양산에 나선 KF-21이 지난 3월 24일 야간 상황에서 공군 KC-330을 통해 성공적으로 연료를 공급받으면서 4.5세대 전투기다운 원거리 작전 능력을 과시했다.

지난해 11월 28일 시제 4호기가 1000번째 시험비행 소티(Sortie)를 달성했고, 2022년 초도 비행 이후 계획된 약 2000회의 시험 비행 중 절반 이상을 성공적으로 소화하면서 체계 개발 완료와 전력화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얼마 전 기자가 입수한 'KF-21 출생의 비밀'에 관한 자료 하나가 눈길을 끈다. 1997년 11월 7일 삼성항공 유무성 사장이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주관한 제5회 항공기 개발기술 심포지엄에서 발표한 <21세기와 항공산업>이란 문건이다. 유 사장은 배문환 당시 ADD 소장과 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항공산업 발전에 대한 특강을 진행하며 "2000년대 들어서면서 국산 전투기 개발에 나서야 한다"며 KF-X(Korean Fighter eXperimental) 사업 추진을 언급했다.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2025.04.11 gomsi@newspim.com

우리가 기억하는 KF-X(한국형 전투기) 사업의 '기원'은 2001년 3월 20일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늦어도 2015년까지 최신예 국산 전투기를 개발할 것"이라고 선언한 것이다. 그런데 <21세기와 항공산업>이란 자료를 보면, 당시엔 생소한 'KF-X'라는 용어가 출현하면서 KFX 사업 구상이 IMF 외환위기 사태 직전인 1990년대 후반에 상당 부분 진척된 것으로 보인다. 김대중 정부 들어서 처음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KF-X 사업은 실상은 김영삼 정부 시절 태동한 것이 '팩트'로 확인된다.

당시 유무성 사장은 ADD 특강에서 "우리 정부는 KFP(Korean Fighter Program, F-16 도입) 사업 착수 시 항공산업의 자주‧자립을 달성하기 위해 KTX-2 고등훈련기(T-50) 연구개발사업을 통해 설계·개발 기술을 확보하도록 미래지향적 전략목표를 수립해 추진해 왔다"며 "드디어 지난(1997년) 10월 24일 공군과 체계 개발 계약을 정식으로 체결함으로써 우리도 초음속의 고등 훈련기 겸 경공격기를 개발하는 KTX-2 사업을 통해 F-16급 전투기의 설계 개발 능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1997년 11월 7일 삼성항공 유무성 사장이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주관한 제5회 항공기 개발기술 심포지엄에서 발표한 <21세기와 항공산업> 문건. 유 사장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 국산전투기 개발에 나서야 한다"며 KF-X 사업 추진을 언급했다. [사진=오동룡] 2025.04.11 gomsi@newspim.com

그러면서 "국내 업계는 KFP/UH-60 생산이 종료되는 불과 2년 후의 후속 물량 대책도 마련돼 있지 않은 실정으로, 어렵게 구축한 항공산업 기반의 붕괴를 우려하고 있다"면서 "항공산업이 당면한 문제점과 과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고 국가 정책적으로 결정된 한국형 고등 훈련기 개발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될 때 우리나라도 2000년대 초반에는 독자 브랜드의 항공기(KF-X 보라매 전투기)를 보유하는, 명실공히 항공산업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했다.

<21세기와 항공산업> 문건을 보면, 유 사장은 1970~1980년대를 전투기 단순조립 단계(KF-5 제공호)→1990년대를 전투기 면허생산 단계(KFP, KF-16)→2000년대를 전투기급 개발 단계(KTX-2, T-50 초음속 고등훈련기와 TA-50 경공격기)→2010년대를 한국형 전투기 개발 단계(KF-X, KF-21 보라매) 순으로 분류하고, '항공기 개발 단계'를 제시했다.

또 KF-5 제공호의 단순조립에서 벗어나 KFP사업(KF-16) 때는 제작‧생산 기술과 시험 평가 기술을 습득하고, KTX-2(T-50 개발 고등훈련기 사업) 때는 설계 기술을 확보하고, 2010년대에는 한국형 전투기를 개발하고, 전투기 개량 기술을 확보하는 등 선진국 항공기술 수준의 95%에 육박하는 기술을 축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삼성항공 기획이사였던 박재점 전 KAI 부사장은 "당시 KTX-2, T-50 고등훈련기 체계 개발 계약을 앞두고 힘들게 일할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당시 김영삼 정부 시절, 고건 총리가 주재하는 산업정책심의회에 '항공우주산업 육성계획이 보고된 적이 있다"고 했다.

그는 "그때 삼성항공과 당시 산업자원부와 함께 만든 '항공우주 산업 육성계획' 안에 '항공기(전투기) 장기 발전계획'이 들어 있었다"며 "당시 삼성항공과 ADD는 T-50 고등훈련기 개발 이후 항공기 개발 방향에 대해 이해를 달리하는 부분이 있었고, 따라서 삼성항공은 산자부와 함께 육성계획을 만들었던 것"이라고 했다.

당시 유무성 삼성항공 사장은 T-50 고등 훈련기 개발 성공을 예감하고 있었고, 내친김에 항공산업 먹거리 창출을 위해 ADD와 국산 전투기 개발을 장기계획으로 구상했다는 것이다. 김영삼 정부 말기 때 KF-21을 개발하는 KF-X 개발 계획이 삼성항공과 ADD 주도로 시작됐고, 김대중 정부가 출범하면서 KF-X 개발이 본격 시작된 것이다.

박 전 부사장은 "그때 '항공기(전투기) 장기 발전계획'에 의거해 KTX-2를 개발해 T-50 고등훈련기에 이어 TA-50 경전투기급으로 가고, 그다음에 한국형 전투기를 개발하는 KF-X로 가야 한다는 계획이 있었다"며 "당시 KF-X에 대한 탐색개발뿐만 아니라 구체적으로 '트윈 엔진'이나 '싱글 엔진'에 대한 확정된 아이디어는 없었지만, 무장 능력이 탁월한 KF-X를 개발하자는 항공기 육성계획, 장기 플랜은 그 계획 안에 들어있었다"고 했다.

박 전 부사장은 "KTX-2 개발 이후에 삼성항공 내에는 ADD와 함께 수요자 공군이 확고하게 확보된 군용 전투기를 개발하자는 조직과 산업자원부와 중형 항공기를 개발에 관심을 갖는 조직이 존재했다"며 "하지만 실질적으로 수요가 있고, 힘을 받을 수 있는 사업은 군용항공기 개발사업이었고, KTX-2 개발 성공 이후 TA-50으로 가고, 그다음에 KF-X로 이어져야만 한다는 계획에 대해 ADD를 중심으로 동의가 이뤄져 있었다"고 했다.

그는 "군용항공기 개발계획이 무르익어가고 구체화되면서 KTX-2가 실질적으로 가게 되니까, 수많은 개발 예산이 투입되는 중형 항공기와 전투기 등 두 개의 사업을 동시에 개발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중형 항공기 개발 목소리는 그때부터 힘을 잃고 산업부 내 조직도 사라졌다"면서 "당시 유 사장이 ADD 주관 심포지엄에 모인 관계 인사들에게 KF-X 발표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동의'가 이뤄지면 공군이 그걸 받아 합참으로 보내 '소요제기'가 이뤄지는 절차로 갔던 것"이라고 했다.

박 전 부사장 증언에 따르면, 당시 삼성항공은 항공기 개발을 상용기와 군용기 '투 트랙'으로 시도했다고 했다. 유무성 사장은 삼성물산 출신 상사맨으로,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이 F-16 기술도입 면허생산 사업을 획득한 후, 삼성정밀(삼성항공 전신)의 대미 협상 능력이 탁월한 유무성 사장 등 몇몇 인사를 삼성항공에 내려보냈다. 이 조직들이 고스란히 1999년 10월 1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생기면서 넘어갔고, KF-X 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고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공군은 2002년 11월 제197차 합동참모회의에서 KF-21 장기신규 소요를 처음으로 결정했다. KF-X 또는 보라매 사업으로 불린 국산 전투기 개발 계획은 2003년부터 개발에 착수해 2015년 즈음 실전 배치를 목표로 했으나 이후 상당히 지체됐다. 2009년에야 비로소 타당성을 인정받은 KF-21 사업은 2010년 1월 21일, 제6차 항공우주산업개발 정책심의회에서 탐색개발 착수가 승인됐고, 이후 4월 6일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사업 추진 기본 전략이 의결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이 추진됐다.

탐색개발 이후 2014년, KF-21의 작전운용성능이 합동참모회의에서 결정됐고, 2015년 12월 28일, 방위사업청이 KAI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KF-21은 체계개발 단계로 진입했다. 체계 개발은 2015년부터 2026년까지 수행되는 블록-I과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수행되는 블록-II로 구분된다. 2019년부터는 6대의 시제기 제작에 착수해 2021년 4월 출고식을 했다. 이후 지상시험을 시작했고, 2022년 7월부터 2025년 현재까지 무장 발사, 공중급유 등 비행시험을 이어가고 있다.

체계 개발이 성공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2024년 3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는 KF-21 최초 양산계획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방위사업청은 관련 업체들과 최초 양산 우선 물량에 대한 계약 체결을 완료하고, 2032년까지 KF-21 총 120대를 양산해 공군에 납품할 예정이다.

KF-21의 개발 속도가 쾌조를 보이면서 K-방산의 지속 가능성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특히 올해는 KF-21 양산의 '원년'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6월 방위사업청은 KAI와 KF-21 20대 물량의 생산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올해 20대(총 40대)에 대해 계약이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 3월 12일 KAI에서는 2026년 말 공군에 납품하는 KF-21 양산 1호기 제작 현장을 최초로 공개하기도 했다. 오는 5월 초에는 방위사업청과 군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KF-21 양산 1호기 조립 기념행사를 KAI에서 조촐하게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goms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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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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