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3개월째 여전히 고객들 '시큰둥'
[뉴스핌=손희정 기자] 신세계백화점이 지난 6월말 전자지갑을 시행한 후 3개월이 지났지만 '유통업계 최초'라고 자부했던 시작점은 온데간데 없다.
지난 23일 오후 3시 경기도 죽전동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경기점. 추석을 앞두고 쇼핑나온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신세계가 전자지갑 첫 시행 발표 이후 지난 7월 1일 방문한 뒤 약 3개월만에 경기점을 다시 찾았지만, 여전히 전자지갑에 대한 홍보는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경기점은 전자지갑 Swallet을 첫 시행하는 테스트 점포임에도 불구하고, 안내데스크나 에스컬레이터 옆 각 층별 행사 안내판에 조차 조그마한 홍보 문구 하나 없었다.
신세계 전자지갑 서비스는 지갑처럼 현금과 카드를 스마트폰에 저장해 간편하게 모바일 결제 등 금융거래를 하는 것을 말한다.
젊은 세대들이 많이 찾는 4층 여성·유니섹스캐주얼, 5층 남성·골프 층을 둘러봤지만 2시간 남짓 매장별 계산대를 살펴본 결과 전자지갑을 이용하는 고객은 단 한 명도 찾아볼 수 없었다.
남성 캐주얼 매장에서 물건을 구매하고 나오던 대학생 장모(26·보정동)씨는 "모바일 결제는 대부분 포인트카드 들고 다니기 귀찮아서 어플에 넣어둔 카드가 전부이다"며 "경기점 자주 이용하는데 신세계 전자지갑 얘기는 처음 들어본다"고 말했다.
신세계 경기점 내부전경 |
또 다른 젊은 고객은 "정용진 부회장은 사용하나요. 트위터, 페이스북 경영을 잘하는 정용진 부회장이 전자지갑을 한번 사용하면 홍보가 잘 될텐데..."하면서 은근히 꼬집었다.
6층 U브랜드 매장 캐셔담당 직원은 "솔직히 전자지갑 서비스가 정확히 뭔지 잘 모르겠다"며 "Swallet 이용하는 고객이나 문의하는 고객을 본 적 없고 가끔 포인트 적립 때문에 휴대폰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있었다"고 말했다.
1층 안내데스크에서 전자지갑에 대한 문의를 하자 설명서가 들어있는 파일을 펼쳐보였다. 설명서에 쓰인 내용을 그대로 읽어주며 안내를 하고 있던 것. 직원들마저 전자지갑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고 못하고 있었다.
그 관계자는 파일을 보여준 뒤 신세계가 아닌 휴대폰 통신사 사이트에 들어가면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만 안내했다.
안내데스크 직원은 "시행 초기에는 상품권 증정하는 축하 이벤트 때문에 문의하는 고객들이 종종 있었다"며 "지금은 솔직히 찾는 고객들이 거의 없고 백화점에서 전자지갑으로 결제하는 고객들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홍보 부진으로 인식조차 없는 전자지갑에 대해 신세계는 지난 19일 S-wallet을 전점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오는 10월에는 통신3사는 물론, 아이폰과 NFC미지원 스마트폰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전자지갑 서비스를 추가로 출시해 또 한번의 유통혁신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는 전자지갑 시행도 좋지만, 확대 실시에 앞서 정확한 안내를 해야하는 백화점 직원들과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좀 더 적극적인 홍보가 무엇보다 시급히 해결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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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손희정 기자 (sonh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