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숨에 대형마트업계 1위 발판 마련해
[뉴스핌=이연춘 기자] 유통 공룡 롯데의 몸집 불리기가 본격화되면서 시장 판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여기에 업계 라이벌 롯데와 신세계의 소리없는 전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롯데쇼핑이 유통 1위 업체인 하이마트를 인수하면서 단숨에 대형마트업계 1위 등극을 노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유진기업과 선종구 전 회장, HI컨소시엄 등 하이마트 3대주주가 보유한 지분 65.25%를 1조2480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롯데쇼핑은 매출 3조원의 하이마트를 인수해 백화점 매출을 포함해 총 28조원 규모의 매머드 유통그룹으로 부상했다.
이번 하이마트 인수로 향후 운영 주체는 롯데쇼핑 산하 롯데마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는 하이마트를 바탕으로 대형마트 시장에서 선두인 이마트를 턱밑까지 추격하게 됐다. 업계 3위인 롯데마트가 업계 2위인 홈플러스를 앞지르고 1위인 이마트를 추격하는 등 위상을 높이게 됐다.
현재 대형마트 1위를 점하고 있는 이마트는 지난해 해외법인을 포함해 14조4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그 뒤를 홈플러스(11조5000억원)와 롯데마트(9조8000억원)가 따라가는 구도다. 롯데가 지난해 3조4100억원의 매출을 올린 하이마트을 인수하면 두 회사의 합산매출은 13조원을 넘는다.
롯데는 하이마트의 300여개 매장을 활용해 롯데마트 상품까지 판매할 계획이다. 또한 롯데마트뿐 아니라 롯데백화점 등 계열사도 하이마트의 구매력에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인수로 롯데의 새로운 성장 동력에 대한 긍정적인 면을 봐야 할 때라고 내다봤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하이마트로 유통 채널 확보와 가전 유통 부문 강화라는 점에서 중장기 성장 전략에 긍정적"이라며 "백화점 마트 등 기존 업태가 성장성 둔화를 보이고 있고 마트 부문의 가전 유통 사업의 사업 분사가 계획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롯데와 하이마트의 M&A는 유통업계 라이벌 신세계의 긴장을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인수합병(M&A)시장에 남은 대형 매물은 전자랜드. 업계에서는 롯데와 하이마트의 유통 노하우가 만들어 낼 시너지에 크게 긴장하는 분위기다.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이마트는 전자랜드 인수 포기 한바 있다. 당시 투자은행(IB)업계에선 하이마트의 우선협상대상자가 롯데가 아닌 MBK파트너로 선정되면서 신세계의 인수 포기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관측했다. 하지만 이번에 몸집이 커진 롯데를 그냥 지켜만 보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조심스레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