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연춘 기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기업분할한 신세계와 이마트의 부진한 성적 탓인지 고민에 빠졌다.
신세계가(家)의 외아들 정 부회장은 그룹 본사와 이마트로 번갈아 출근하면서 실무도 꼼꼼히 챙기며 오너 경영을 펼쳐 나가고 있다.
지난해 6월 기업분할한 신세계와 이마트 1년 성적표는 정 부회장의 관심과 기대와는 달리 아직 소기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 2분기 실적(IFRS 별도)에서도 신세계와 이마트 모두 소비경기 둔화 영향으로 매출부진과 영업이익 역신장세를 보였다.
신세계의 경우 2분기 실적(IFRS 별도)은 총매출 1조135억원, 영업이익 51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또한 이마트의 경우 2분기 실적은 총매출 2조9765억원, 영업이익 1941억원을 기록했다.
월별 실적에서도 신세계와 이마트는 전월대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신세계는 지난 6월 매출액 1157억3400만원을 기록하며 5월 대비 9.3%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영업이익은 5월 185억7900만원에서 19.8% 하락한 148억9400만원을 기록했다.
이마트는 신세계와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차이를 내고 있지만 하락세는 별반 차이가 없다. 이마트의 6월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386억1700만원, 706억1100만원을 기록했다. 5월 대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5월 매출액은 8749억원9200원과 영업이익은 713억13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각각 4.1%, 1.0% 씩하락했다.
신세계의 시장점유율은 20% 내외로 현재 백화점 부문은 시장점유율 40%의 롯데를 두고 현대와 신세계가 나머지를 양분하는 형상이다. 때문에 신세계의 실적이 좋을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시장에서도 신세계와 이마트의 기업분할 상장은 유통업종 내에서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대결구도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장기 성장성과 실적 측면에서는 이마트가 신세계보다 괜찮다는 평가다.
이상구 현대증권 연구원은 "신세계 6월 총매출액 및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9% 증가, 11% 감소로 예상대로 부진했다"며 "기존점 매출이 전년 대비 0.2% 성장에 그쳐 고정비 부담을 커버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소비 활동이 예상보다 깊은 침체를 보이고 있어 3분기 실적 기대치도 낮을 것"이라며 "7월 여름 정기세일이 거의 한달 진행됨에 따라 플러스 효과가 예상되지만 경기 위축 및 빈번한 세일로 고객 반응이 떨어져 매출 개선 정도가 높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최근 법원이 일부 지자체 조례안에 대한 위헌 판결을 함에 따라 강제 휴무 대상 점포가 일시적으로 조금씩 줄고 있어 이마트의 연결 기준 손익 감소는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영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는 소비심리 둔화에 따른 소비경기 부진 양상이 지속되면서 중상위 소득층(백화점 주고객)의 소비여력이 위축되었다"며 "특히 할인점(이마트)의 경우 의무휴업 점포수 증가에 따른 매출 감소가 확대됐다"고 예상했다.
민 연구원은 "백화점 총매출은 의정부점 신규출점 효과로 한자릿수 증가세를 유지하였으나, 영업이익은 기존점 매출정체에 따른 판관비 효율 악화로 전년동기대비 두자릿수의 감소세를 기록했다"며 "이마트의 경우 소비경기 부진과 마트 영업규제의 효과가 맞물린 결과로 신사업(이마트몰, 트레이더스)은 외형확대에도 불구 적자기조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