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은지 기자] '오마하의 현인'이 주식시장 랠리에서 비켜나 있으면 주의할 필요가 있다. 그는 시장의 랠리를 제대로 즐기지는 못하지만, 그가 이 랠리에 비켜서있을 때는 항상 시장이 고점을 지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워렌 버핏은 지난주 토요일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를 열고 '좋은 가격에 좋은 사업에 투자하면 시장이 알아서 관리한다'라는 전통적인 투자 전략을 설파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시장이 관리한 것은 버핏과 그 주주들이 투자한 곳은 아니었다. 올들어 최근까지 버크셔 헤서웨이의 B주는 S&P 500지수에 비해 상승률이 3.5%포인트 가량 하회했다. 이는 지난 12개월 동안 5%p 가량, 지난 3년간은 8%p 가량 뒤지는 수치다.
지난 2010년 8월 26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2차 양적완화를 발표하기 전날 이후 월셔 5000지수는 35% 올랐지만 버크셔의 주가는 6% 오르는데 그쳤다.
7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술취한 사람들로 북적이는 파티에서 취하지 않은 사람은 어색해 보이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증시가 활황을 보인 상황에서 버크셔의 주가 흐름은 어색하기 짝이 없으나, 사실 정신이 멀쩡하게 살아있는 것은 버핏 밖에 없지 않느냐는 반어적 표현이다.
기업공개(IPO)에서 회사 가치가 96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페이스북은 차치하고서라도 시어스 홀딩스는 지난해 주가가 74%, 링크드인은 84% 급등했다. 버핏이 멀리해온 트립어드바이서, 프라이스라인, 세일스포스 등의 주가도 적어도 50% 이상씩 올랐다.
하지만 지난 1968년 뮤추얼 펀드 붐이 일었을 때도 버핏은 투자자들에게 투자금을 돌려주며 이 같은 시장 환경에 익숙하지 않다는 말을 남긴 바 있다. 또 지난 2000년 1월 닷컴 버블이 정점을 찍을 당시에도 버핏은 닷컴 버블이 조만간 꺼질 것을 예견하면서도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 정확히 추측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1996년 이후 23개월간 S&P 500지수가 6% 이상 상승했을 때에도 버크셔는 1.5%p 정도 언더퍼폼한 적이 있다.
버핏은 주식시장이 최고의 장세를 보일때마다 가장 좋지 않은 성과를 보였으나, 시장 상황이 악화될 경우 그 투자 전략이 빛을 발하곤 했다.
1996년 이후 S&P 500지수가 25개월간 가장 최악의 시기를 보낼 때 주가는 평균 7.9% 하락했지만 버크셔의 주가는 2.9% 하락하는 데 그쳤다.
버핏은 거시 경제적인 전망에 일희일비 하지 않고 현금을 쌓아두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최근과 같이 주식시장이 활기를 띠는 상황에서는 버핏이야 말로 최악의 조언자가 될 수도 있다.
다만 그간의 성과를 고려해 본다면 버핏이 가장 최악의 성과를 낸다고 생각할 때가 주식시장의 활황세가 끝나는 시기라고 WSJ는 경고했다.
▶ 와와TV 전격 오픈 ! 수익률 신기록에 도전한다!
▶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이은지 기자 (sopresciou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