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보다 높은 득표율… 민주당 '모멘텀' 확인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2026년 미 중간선거를 앞두고 '풍향계'로 주목받은 아이오와 주 상원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대선 패배 이후 전열을 가다듬은 민주당이 2025년 치러진 각종 선거에서 연전연승하며, 2026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심판론'이 거세게 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30일(현지시간) 실시된 아이오와주 상원 제16구역 특별선거에서 민주당 르네 하드먼 후보가 71.4%의 득표율로 공화당 루카스 로프틴(28.5%) 후보를 40%포인트 이상의 압도적 차이로 꺾고 당선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번 승리로 민주당은 공화당의 주 상원 '초다수 의석(supermajority, 전체의 3분의 2)' 탈환을 저지했다. 현재 아이오와주 상원은 공화당 33석, 민주당 17석 구도로, 공화당이 단독으로 주지사의 인사를 승인하거나 거부권을 무력화할 수 있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최소 34석이 필요했다. 하드먼의 당선으로 공화당 소속 킴 레이놀즈 주지사는 향후 주요 인사 임명 시 반드시 민주당 의원 중 최소 한 명의 협조를 구해야 하는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됐다.
또한 하드먼 당선인은 아이오와주 역사상 최초의 흑인 여성 주 상원의원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그녀는 당선 직후 "이번 승리는 나 개인이 아니라 변화를 원하는 주민들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말했다.
미 정치권이 이번 결과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는 민주당의 '득표 확장성' 때문이다. 하드먼 당선인의 득표율(71.4%)은 2024년 대선 당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가 해당 지역(폴크 카운티)에서 얻은 54.8%를 크게 상회한다. 대선 1년 만에 같은 지역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15%포인트 이상 급등한 것은 중도층의 이동이 본격화됐음을 시사한다는 평가다.
민주당은 올해 아이오와에서만 두 차례나 공화당 성향의 의석을 탈환했으며, 버지니아와 뉴저지 주지사 선거에서도 승리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민주당 주입법부 선거위원회(DLCC) 헤더 윌리엄스 의장은 "유권자들이 공화당의 강경 보수 의제를 거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이후 추진된 각종 강경 정책과 고물가 등 경제적 요인이 맞물리며 여당인 공화당에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아이오와 공화당 제프 카우프만 의장은 "이번 선거구는 원래 민주당 강세 지역이었다"며 의미 축소에 나섰으나, "공화당은 여전히 아이오와를 '루비 레드(공화당 강세 지역)'로 유지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수세적인 입장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특별선거 결과를 2026년 11월 중간선거의 '전초전'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은 낙태권 제한, 교육 정책, 성소수자 권리 등 공화당 주도의 보수 아젠다에 반감을 가진 유권자들을 결집시켜 연방 의회 권력을 탈환하겠다는 복안이다. 재니스 위너 아이오와 주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아이오와 주민들은 투표가 있을 때마다 '변화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명확히 던지고 있다"며 "내년 중간선거는 그 변화가 완성되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dczoom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