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양자 알고리즘 '퀀텀 에코스' 공개... 슈퍼컴퓨터 1만3천배 속도
아마존·MS 제치고 양자 우위 입증…글로벌 경쟁 격화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구글이 기존 슈퍼컴퓨터로는 풀 수 없는 문제를 양자 알고리즘으로 해결하는 '양자 우위(Quantum Advantage)'를 세계 최초로 검증 가능한 형태로 구현했다고 발표했다.
구글은 22일(현지 시간) 자사가 개발한 양자 칩 '윌로우(Willow)'에서 구현한 새로운 알고리즘 '퀀텀 에코스(Quantum Echoes)'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이 알고리즘이 현존 최고 성능의 슈퍼컴퓨터 알고리즘보다 1만 3,000배 빠른 속도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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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구글 퀀텀 AI 연구소에서 양자 컴퓨터 장비 앞에 서 있다. [사진=구글 홈페이지 캡쳐] |
구글은 이번 알고리즘이 향후 분자 구조 측정에 활용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신약 후보 물질 발굴과 신소재 개발 분야에서 획기적인 진전을 이끌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구글 연구원들은 "퀀텀 에코스의 개발은 양자 칩 '윌로우' 공개에 버금가는 의미 있는 성과"라며 "양자 컴퓨팅의 실질적 응용을 가능케 할 핵심 기술"이라고 강조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또한 이 알고리즘은 다른 양자 컴퓨터나 실험을 통해 검증 가능한 특징을 갖췄다. 구글 연구 과학자 톰 오브라이언은 "데이터가 정확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없다면 아무런 활용이 불가능하다"며 검증 가능성의 중요성을 부각했다.
특히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이번 성과의 의미는 크다. 구글 엔지니어들은 생명 과학과 같이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세트가 부족한 영역에서 퀀텀 에코스를 활용, 새로운 데이터 세트를 생성해 AI 모델 학습에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구글은 2019년 처음으로 '양자 우위'를 달성했다고 발표했지만, 당시에는 검증 방법이 없어 학계 일각에서 의문이 제기됐다. 이번 '퀀텀 에코스'는 다른 양자 컴퓨터에서도 동일한 결과를 재현할 수 있어 세계 최초로 검증 가능한 양자 우위를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구글은 "당시에는 0.1%의 데이터만 정확해도 성과로 인정받았지만, 이번에는 오류율을 0.1% 미만으로 낮춰야 했다"며 엄격한 검증 과정을 강조했다. 회사 측은 10인년(연구자 10명이 1년간 수행한 분량)의 테스트와 총 1조 회의 측정을 통해 성능을 입증했다고 덧붙였다.
구글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함께 양자컴퓨팅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알고리즘 공개로 양자컴퓨팅 상용화 시계가 한층 앞당겨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