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미국과 중국 간 반도체 기술 격차가 "몇 나노초(10억 분의 몇초)" 수준이라며, 각종 규제로 막을 게 아니라 미국 기업들이 중국과 경쟁하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9일(현지시간)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황 CEO는 지난 26일 방송된 테크 투자자 브래드 거스트너와 빌 걸리 진행의 팟캐스트 'BG2'에 출연해 중국 반도체 기술이 미국보다 불과 "나노초 단위"로 뒤처져 있기 때문에 "(미국 기업들은) 경쟁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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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사진=블룸버그] |
그러면서 그는 "미국은 중국에서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자유롭게 경쟁해야 기술 확산을 통해 미국의 경제적 성공과 지정학적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풍부한 인재 풀, 활발한 기업 문화, 각 성(省)간의 내부 경쟁 등 중국의 반도체 제조 발전과 잠재력을 강조하면서, "중국에 가장 이로운 것은 외국 기업들이 중국에 투자하고, 중국에서 경쟁하며, 그들 스스로도 활발한 경쟁을 벌이는 것이다. 중국 기업들 역시 자국에서 벗어나 전 세계 시장에서 활약하길 바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인공지능(AI) 학습·운영의 핵심으로, 최근 회사 시가총액은 4조3천억 달러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최대 시장 중 하나인 중국에서의 매출은 미·중 갈등으로 타격을 받았다.
미국 정부는 지난 4월 대중 수출 규제 준수를 위해 성능을 낮춘 'H20' 칩마저 수출을 전격 금지했다가, 7월 미중 무역협상 과정에서 다시 수출 재개가 가능해졌지만 중국이 자국 기업들에 엔비디아 칩 사용 자제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최근 자체 AI 칩 로드맵을 공개하며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출 계획을 밝혔고, 알리바바·텐센트·바이두·바이트댄스를 비롯한 중국 빅테크 기업들도 자체 칩 개발과 투자에 나섰다. 캠브리콘, 무어스레드, 엔플레임, 메타엑스 등 스타트업들도 주목받고 있다.
황 CEO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AI 반도체 공급 과잉 우려에 대해 "범용 컴퓨팅이 가속컴퓨팅과 AI로 전환되지 않는 한 과잉은 일어나기 어렵다"며 "원자폭탄은 필요 없지만 AI는 모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