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암호화폐 시장이 '고래 매도'의 영향 아래 또 한 번 큰 변동성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 시간 24일 오후 8시 25분 기준 비트코인(BTC) 가격은 11만3000달러로 보합에 머물며 낙폭을 줄이고 있다. 장중 한때 11만1500달러 아래로 밀리기도 했다. 이더리움(ETH)은 0.18% 하락한 418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알트코인들은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BNB는 1022달러로 1.09%, 도지코인(DOGE)은 0.24달러로 0.64% 상승하고 있다. 반면, 솔라나(SOL)는 210달러로 3.96% 하락 중이며, XRP는 2.88달러로 0.5% 내렸다.
암호화폐 전문매체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수백 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한 고래부터 소액 투자자까지 다양한 투자자들이 동시에 매도에 나서면서 시장을 흔들고 있다. 특히, 대형 고래들은 지난해보다 더욱 격렬한 매도세를 보이며 시장의 향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글래스노드의 분석에 따르면, 장기 보유자들의 비트코인 잔량도 빠르게 줄고 있다. 1년 이상 팔지 않은 비트코인 비율은 한때 70%에서 지금은 60%로 떨어졌으며, 2년 이상 보유한 투자자들도 57%에서 52%로 감소했다. 이는 상당수 장기 투자자들이 수익 실현이나 자산 정리를 위해 일부를 매도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다만, 5년 이상 보유한 투자자들은 여전히 안정적인 모습으로, 이들은 시장에 머물러 있거나 최소한 급격한 매도는 피하는 양상이다.
이와 같은 추세는 주기 내 실현되지 않은 이익을 가진 투자자들이 계속해서 일부 이익을 실현하면서, 시장의 매도 압력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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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이미지 [사진=블룸버그] |
시장 심리를 보여주는 또 다른 중요한 지표인 블랙록의 'IBIT'(현물 비트코인 ETF)의 1년 '풋-콜 스큐' 역시 비관적인 심리를 반영하고 있다. 데이터 투자업체 마켓 카멜레온에 따르면, 이 지표는 지난 7월 25일 이후 양(positive)으로 돌아선 이후 두 달 연속 양으로 유지되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이 '떨어질 것을 대비하는' 방어적 매수 전략인 풋옵션을 선호하며, 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의미한다.
최근 소셜 미디어에서는 '바이 더 딥(buy the dip)'이라는 말이 연일 확산되고 있다. '가격이 떨어졌을 때 사라'라는 의미로, 일부 개인 투자자들이 지금을 다시 상승 모멘텀 기대하며 적극 매수에 나서고 있다는 기대감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트위터, 텔레그램 등에서는 "이제 저점이다" 또는 "지금이 매수 찬스다"라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기대심리의 지속이 오히려 '더 큰 하락'의 신호일 가능성을 경계한다. 시장의 기대와 정반대로 움직이는 '역발상 신호'로 해석될 수 있으며, 지금 '저점'이라고 믿는 순간 오히려 더 깊은 조정이 찾아올 수 있다고 조언한다.
오더북 유동성 분석도 하락 가능성을 시사한다. 암호화폐 데이터 분석업체 하이블록 캐피탈에 따르면, 10만7000달러 부근에 가장 많은 주문이 몰려있는 '유동성 클러스터'가 형성되어 있는데, 이는 시장의 저항선이자 지지선이면서 동시에 하락의 시작점 또는 반등 기대 구간으로 작용할 수 있다. 많은 트레이더들이 이 수준에 매수 주문을 집중시키며, 하락세를 제어하려는 움직임도 관찰된다.
기술적으로 비트코인은 가격은 지난 1주일 3% 이상 하락하며, 50일 및 100일 이동평균선마저 하락 전환돼, 단기 강세 모멘텀이 꺾인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기술적 분석을 바탕으로 시장이 단기적으로 조정에 접어들었을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코인데스크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비트코인의 단기 흐름을 가를 주요 지지선으로 ▲11만2000달러 ▲11만1400달러(단기 보유자 매입 평균) ▲11만 달러를 꼽는다.
디지털 자산 분석 업체 스위스블록은 "11만2000달러가 유지되면 반등 가능성이 있다"며 "11만 달러는 '생명선 지지선'으로 특히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