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만명 트레이더 2조원 청산…올해 최대 규모
연쇄 청산, 기술적 요인 커
비트코인, 세 가지 지지선 시험대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암호화폐 시장이 23일 대규모 청산 사태에 휘청거렸다. 24시간 동안 40만7000명 이상의 트레이더가 청산을 당하며 15억 달러(2조900억원) 이상이 증발했다. 이는 지난 3월 27일 이후 최대 규모다. 소형 알트코인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더리움은 한때 9% 급락해 4075달러까지 떨어졌고, 비트코인도 3% 넘게 밀리며 11만1717달러까지 후퇴했다. 도지코인은 10% 넘게 추락하며 낙폭을 주도했고, 솔라나·카르다노·BNB·트론도 최소 5% 이상의 손실을 기록했다.
한국 시간 8시 15분 현재 비트코인은 낙폭을 줄이며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24시간 전에 비해 0.14% 내린 11만2827달러, 이더리움은 0.04% 상승한 4187달러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알트코인 흐름은 엇갈렸다. XRP는 2.86달러로 1.5% 반등했고, 도지코인(DOGE)은 0.23달러로 0.09% 올랐다. 반면 BNB는 1005달러로 1.38%, 솔라나(SOL)는 213달러로 1.53% 각각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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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사진=로이터 뉴스핌] 2021.05.19 mj72284@newspim.com |
◆ 연쇄 청산, 기술적 요인 커
이번 급락은 레버리지 롱 포지션이 대거 강제 청산된 데 따른 것이다.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이더리움에서만 약 5억 달러 규모의 롱 포지션이 정리됐다. 이는 비트코인 청산 규모의 두 배를 웃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은 펀더멘털 악화라기보다 과도한 레버리지 누적에 따른 기술적 요인이 크다"며 "10월 전통적인 강세장인 '업토버(Uptober)' 진입을 앞둔 숨고르기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 거시 불확실성 지속
연준의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거시경제 불확실성은 여전히 부담 요인이다. 코인W의 나사르 아크카르 전략책임자는 "연준의 신호와 경제 지표에 따라 시장 방향성이 갈릴 것"이라며 "비트코인의 지배력이 강화되는 대신 이더리움과 디파이의 상승 여력은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발표될 미국 구매관리자지수(PMI)와 실업수당 청구 건수, 그리고 제롬 파월 의장의 연설을 주시하고 있다. 비둘기파적 발언이 나오면 알트코인 반등 여지가 있으나, 조심스러운 기류가 이어질 경우 방어적 포지셔닝이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비트코인, 세 가지 지지선 시험대
코인데스크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비트코인의 단기 흐름을 가를 주요 지지선으로 ▲11만2000달러 ▲11만1400달러(단기 보유자 매입 평균) ▲11만 달러를 꼽는다.
디지털 자산 분석 업체 스위스블록은 "11만2000달러가 유지되면 반등 가능성이 있다"며 "11만 달러는 '생명선 지지선'으로 특히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온체인 분석업체 글래스노드는 "11만1400달러 밑에서 거래가 지속되면 시장 구조가 약세로 전환될 수 있다"며 경고음을 울렸다.
비트코인은 이날 한때 11만1700달러 선까지 떨어졌다가 11만2000달러선을 회복했지만, 향후 방향성은 주요 지지선 사수 여부에 달려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날은 미국의 9월 S&P 글로벌 제조업 및 서비스 PMI,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미셸 보우먼 연준 부의장 등의 발언이 예정돼 있다.
시장은 이 외에도 오는 26일 발표가 예정된 8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