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브라질 "명백한 주권 침해"… 강한 반발
이스라엘·아르헨티나 "자유 세계의 승리" 공개 지지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이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를 전격 체포한 군사 작전을 두고 국제사회가 극명하게 갈라지고 있다.
유럽연합(EU)과 중국·러시아 등은 이번 조치를 "국제법을 위반한 위험한 선례"로 규정하며 우려를 표한 반면, 이스라엘과 아르헨티나 등 일부 국가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결단"이라며 미국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 유럽 "국제법 존중이 우선"… 美 개입에는 거리두기
유럽 주요국들은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전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군사 개입 방식에는 선을 긋는 모습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앞으로의 전환 과정은 평화적이고 민주적이어야 하며, 베네수엘라 국민의 뜻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는 미국 작전에 대한 법적 평가가 "복잡하다"며 "시간을 두고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법 원칙이 반드시 적용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스페인의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마두로 정권은 인정하지 않지만, 국제법을 위반하는 군사 개입 역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혀 이중적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도 "영국은 이번 작전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국제법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EU 집행위원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역시 "베네수엘라 국민을 지지하지만, 모든 해법은 국제법과 유엔 헌장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유엔 "위험한 선례"… 국제 질서 훼손 우려
국제기구 차원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유엔 사무총장실은 이번 사태를 "위험한 선례"로 규정했다. 스테판 뒤자리크 사무총장 대변인은 "국제법과 유엔 헌장이 존중되지 않은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모든 당사국이 국제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중·러·브라질 "명백한 주권 침해"… 강한 반발
미국과 전략적 경쟁 관계에 있는 국가들은 더욱 강경한 반응을 보였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이 주권 국가에 무력을 사용한 데 대해 깊은 충격과 강한 규탄을 표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도 "미국이 무력 침략 행위를 저질렀다"며 "이념적 적대감이 외교적 실용성을 압도했다"고 비판했다.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은 "폭격과 대통령 체포는 용납할 수 없는 선을 넘은 행위"라며 "힘의 논리가 국제 질서를 잠식하는 위험한 전조"라고 경고했다.
멕시코, 볼리비아, 우루과이, 니카라과, 이란 등도 잇따라 "국제법 위반"과 "주권 침해"를 이유로 미국을 비판했다.
◆ 이스라엘·아르헨티나 "자유 세계의 승리" 공개 지지
반면 일부 국가는 미국의 결단을 적극 옹호했다.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자유와 정의를 위한 대담하고 역사적인 리더십"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치켜세웠다.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에서 "선거를 조작해 온 독재 정권의 붕괴"라며 "자유 세계에 매우 좋은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에콰도르 대통령도 "나르코-차비스타 범죄 구조가 붕괴될 것"이라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 중남미·아시아 "긴장 완화·대화가 해법"
미국의 군사 개입에 비판적이면서도 정권 교체의 필요성을 언급한 국가들도 있다. 콜롬비아와 페루, 파나마 등 중남미 국가들은 지역 긴장 고조에 우려를 표하며 "평화적이고 질서 있는 전환"을 촉구했다.
일본 외무성은 "민주주의와 국제법이라는 원칙을 중시한다"며 주요7개국(G7) 및 지역 파트너들과 협력해 사태를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덴마크, 노르웨이, 말레이시아 등도 한목소리로 "자제와 외교적 해결"을 강조했다.
이번 사태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반응은 미국의 군사 개입을 국제법 위반으로 보는 시각과, 독재 종식과 민주주의 회복이라는 명분을 중시하는 시각으로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미국의 이번 행동이 베네수엘라 정국을 넘어 향후 국제 질서와 주권 개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논쟁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