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6월 검거 피의자 709명...10대 422명 59.5%
성인 대상 디지털성범죄도 위장 수사 허용·국제 공조 강화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텔레그램 등 메신저에서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해 지인과 일반인 사진을 합성해 음란물을 배포한 이른바 '겹지방', '지인능욕방'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른 지 1년이 됐다.
범행 대상에는 대학생, 군인 뿐 아니라 중·고등학생들도 포함된데다 피의자 대다수가 10대와 20대인 것으로 밝혀져 딥페이크 범죄의 심각성이 부각되기도 했다.
22일 경찰청이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딥페이크 성범죄 910건이 발생했으며 718건을 검거했다. 지난해 발생 건수와 검거 건수는 각각 1202건, 530건이었다. 검거 건수로는 이미 지난해 수치를 넘어섰다.
딥페이크 성범죄 피의자는 10대와 20대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검거된 피의자는 총 709명이며 연령대별로는 10대가 422명으로 59.5%를 차지했다. 이어 ▲20대 225명(31.7%) ▲30대 44명(6.2%) ▲40대 11명(1.6%) ▲50대 이상 7명(1.0%)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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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지난해 겹지방 사건 직후인 8월 28일부터 올해 3월 31일까지 허위영상물(딥페이크) 성범죄 집중단속을 실시했다. 이 기간동안 963명을 검거하고, 59명을 구속했다. 이어 지난 3월부터 오는 10월 31일까지 '사이버성폭력 범죄 집중단속'을 진행하며 딥페이크 등 디지털 성범죄 엄정 대응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수사 역량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 6월 4일부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이 개정되면서 성인을 대상으로 한 딥페이크 등 디지털성범죄에 대한 위장수사도 허용됐다.
현재 위장 수사관은 전국 18개 시·도청 사이버 성폭력 수사팀과 여청 수사팀에 각 1명 이상이 배치돼 있다. 경찰은 매년 관련 수사 경력이 있는 경찰관을 대상으로 위장 수사관을 선발하고 있다.
딥페이크 탐지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수사에 활용하고 있다. 탐지 소프트웨어는 지난 2023년부터 경찰청이 AI개발업체인 딥브레인과 공동으로 개발을 추진해 지난해 2월 완성해 3월부터 경찰청에서 운영하고 있다. 활용 건수는 지난해에는 3월부터 12월까지 286건이었으나 올해는 상반기인 6월까지 234건을 기록했다.
탐지 소프트웨어는 각 시도청 수사관들이 진위여부 판별이 필요한 경우 경찰청에 의뢰하고 분석 후 수사관에게 회신하는 방식이다.
경찰청은 지난달 딥페이크 탐지 소프트웨어 고도화 용역을 발주했다. 용역에는 소프트웨어의 딥페이크 탐지율을 높이고 신종 기술 대응을 강화하면서 소프트웨어를 경찰청뿐 아니라 각 시도청에 배치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동안 수사 비협조로 범인 추적에 난관으로 작용했던 해외 메신저 채널로부터 협조도 강화되며 범인 검거 사례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경찰청은 성적 허위영상물의 주된 게시·유통수단이던 텔레그램과 지속적인 협의 노력으로 지난해 10월 공조관계를 구축했다. 경찰에 따르면 공조관계 구축 후 텔레그램 측은 경찰의 수사 협조 요청에 대해 95% 이상 응답하고 있다.
특히 올해 1월에는 이른바 딥페이크 성착취방 '목사방' 총책인 김녹완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텔레그램 측으로부터 범죄 자료를 회신받기도 했다.
경남경찰청은 지난 5월 딥페이크 합성물을 제작·배포한 10대 고교생을 구속하고 일당 23명을 검거했다. 경찰은 지난 2월 텔레그램으로부터 첩보를 입수해 이들을 잡아들일 수 있었다.
한편 정부도 디지털성범죄 대응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정기획위원회는 지난 13일 국정과제 국민보고대회를 열고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지원 강화를 과제로 제시했다.
krawj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