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71.71포인트(0.38%) 내린 4만4461.28에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7.96포인트(0.12%) 밀린 6362.90을 기록했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31.38포인트(0.15%) 전진한 2만1129.67로 집계됐다.
이날 시장이 가장 주목한 이벤트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였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4.25~4.50%로 동결했지만,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9월 금리 인하 가능성과 관련해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이것이 일시적일 수도 있지만 여전히 예상보다 지속할 수도 있다고 봤다.
기자회견 이후 시장은 9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낮췄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9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48%로 반영했다. 이는 전날 65%보다 낮아진 수치다. 이에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 전환했지만 장 막판 나스닥 지수는 낙폭을 줄여 상승 마감했다.
이날 개장 전 공개된 경제 지표는 표면상 견조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연율 3.0%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로이터가 집계한 전문가 기대치 2.4%를 웃도는 성장률이다.
민간 고용 조사기관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이 발표한 7월 민간 고용은 10만4000건 증가해 경제 전문가 기대치를 웃도는 증가세를 보였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일부터 인도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인도와 무역 협상이 결렬을 인정했다. 별도로 트럼프 대통령은 특정 구리 수입품에 오는 8월 1일부터 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예상보다 구리 관세 범위가 좁아졌다는 평가에 구릿값이 폭락하면서 관련주는 하락했다. 프리포트 모란의 주가는 9.46% 내렸고 서던 코퍼도 6.33% 밀렸다.
장 마감 후 실적을 공개한 메타플랫폼스는 0.68% 하락 마감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MS)는 0.13% 올라 거래를 마쳤다. 다만 호실적 공개 후 메타는 10%대, MS는 7%대 급등했다.
미국 국채 금리는 '9월 금리 인하 신중론'에 일제히 상승(가격은 하락)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동부 시간 오후 3시 46분 기준 벤치마크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장보다 4.2bp(1bp=0.01%포인트(%p)) 상승한 4.370%를 기록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정책 금리에 민감한 2년물은 전장 대비 6.2bp 오른 3.937%를 가리켰다. 30년물은 3.2bp 뛴 4.900%를 나타냈다.
미 재무부는 분기 국채 발행 계획을 통해 다음 주 지난 분기와 같은 1250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채권시장 참가자 예상과 같다. 이에 따라 오는 5일에는 3년물 580억 달러, 6일에는 10년물 420억 달러, 7일에는 30년물 250억 달러어치가 발행된다. 재무부는 앞으로 몇 개 분기 동안 이 같은 국채 발행 규모가 꾸준히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리 인하가 후퇴하면서 미 달러화 가치는 지난 5월 말 이후 최고치로 올랐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 지수)는 전장보다 0.96% 오른 99.83을 기록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05% 내린 1.1426달러, 달러/엔 환율은 0.63% 오른 149.42엔을 각각 나타냈다.
금값은 하락했다. 견실한 경제 지표와 연준의 금리 동결 결정 후 달러 가치가 상승한 것이 부담이 됐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8월물은 트로이 온스(1ozt=31.10g)당 전날보다 0.8% 하락한 3352.8달러에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러시아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종전 압박에 주목하며 상승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9월물은 배럴당 73.24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73센트(1.01%) 상승 마감했으며,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물은 79센트(1.14%) 오른 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두 유종 모두 장중 한때 1% 정도 내렸다가 반등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향후 10~12일 이내에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관련해 진전을 보이지 않으면, 러시아와 거래하는 국가들에 대해 100%의 2차 관세를 포함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밝힌 50일 시한보다 훨씬 앞당겨진 것이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대체로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보다 0.12포인트(0.02%) 내린 550.24로 장을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44.85포인트(0.19%) 오른 2만4262.22에,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0.62포인트(0.01%) 상승한 9136.94로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4.60포인트(0.06%) 뛴 7861.96으로,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403.42포인트(0.98%) 전진한 4만1637.73에 장을 마쳤다.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32.90포인트(0.23%) 오른 1만4380.60에 마감했다.
이날 발표된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0.1%를 기록, 전문가들의 예상(0.0%)을 깨고 2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유로존 내 경제 규모 1, 3위인 독일과 이탈리아가 -0.1% 역성장을 기록했으나 스페인과 프랑스가 0.7%, 0.3%로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포르투갈은 0.6%로 전분기에 비해 무려 1.0%포인트가 높아졌다.
미국의 관세 영향이 본격화 하고 있다. 독일의 고급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는 이번달에 미국 수출가를 2.3~3.6% 올렸다고 말했다. 포르쉐는 지난주에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1% 폭락한 1억5400만 유로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회사 측은 8월 1일부터 적용되는 15% 관세를 감안할 때 올해 매출이 370억~380억 유로를 기록할 전망이라며 수익률도 이전 예측치 6.5~8.5%에서 5~7%로 낮춘다고 밝혔다. 포르쉐 주가는 1.6% 하락했다.
영국의 고급 자동차 제조업체 애스턴 마틴도 같은 이유로 주가가 약 10% 급락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날 미국의 관세가 2분기에 "극도로 파괴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지난 6월부터 미국 수출가를 단계적으로 약 3%까지 올렸다고 밝혔다.
독일이 메르세데스-벤츠는 미국의 관세 부과로 이익이 약 4억2000만 달러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면서 3.4% 하락했다.
독일의 스포츠 의류 업체인 아디다스는 미국 관세 때문에 하반기 비용이 약 2억 유로 늘어날 전망이고, 미국 내 제품 가격을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11% 빠졌다.
이런 기류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과 EU의 15% 관세 합의로 무역 전쟁을 피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기업 실적이 전반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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