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기준법상 근로자 해당하지 않아"
MBC 조직문화 개선계획서 제출 지시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MBC 기상캐스터 故오요안나씨 사건을 두고, 고용노동부가 괴롭힘 행위를 인정했다. 다만 고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아 직장 내 괴롭힘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고용부는 지난 2월부터 이달까지 실시한 고 오요안나씨 대상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우선 고용부는 오요안나씨가 선배들로부터 받은 지도·조언이 "단순히 지도·조언의 차원을 넘어 사회 통념에 비추어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기 어려운 행위가 반복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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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전경 |
고인이 들은 발언이 업무상 필요성을 넘어 개인적 감정에서 비롯된 불필요한 발언으로 수 차례 이어진 점과, 고인이 생전 정신적 고통을 지속 호소하고 유서에 구체적 내용을 기재한 점 등을 종합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해당 사건에는 근로기준법 76조2에 따른 직장 내 괴롭힘 규정이 적용되지 않았다. 오요안나씨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고용부는 계약 업무 외 다른 MBC 소속 근로자가 통상 수행하는 행정·당직 등 다른 업무를 하지 않은 점과, 기상정보 확인부터 원고 및 CG초안 작성 등 주된 업무수행에 구체적 지휘·감독 없이 기상캐스터가 상당한 재량을 갖고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캐스터가 자유롭게 타 방송 출연 및 개인 영리활동을 했고, 발생한 수입이 전부 캐스터에게 귀속된 것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미인정 사유로 작동했다.
고용부는 직장 내 괴롭힘 규정을 적용하기 어렵지만, MBC 조직문화 전반이 불합리하다고 보고 개선계획서 제출을 지시했다.
지난 3월 18일부터 4월 4일까지 MBC 전 직원을 대상을 실시한 조직문화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252명 가운데 115명(45.6%)이 "직장 내 괴롭힘 또는 성희롱 피해를 입은 사실이 있거나 주변 동료가 피해 입은 사실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입직 경로에 따른 부당한 대우, 무시 등 차별을 받았다는 답변도 일부 있었다. 조사는 1726명 대상 모바일 설문으로 이뤄졌고 이 중 252명(14.6%)이 응답했다.
기상캐스터가 포함된 보도·시사교양국 내 프리랜서 35명의 근로자성을 추가 조사한 결과 25명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확인됐다. 이들 프리랜서는 주로 FD, AD, 취재PD, 편집PD 등으로 업무위탁계약을 체결했으나, 실제로는 메인PD에게 구체적인 업무상 지휘·감독을 지속적으로 받으면서 일했다. 고용부는 근로계약 체결을 지시했다.
방송지원직·계약직 등에 대한 체불 임금 1억8400만원 포함 노동관계법령 위반 사항 6건도 적발됐다. 고용부는 과태료 1540만원을 부과했다.
shee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