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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휴머노이드 노동자가 온다

기사입력 : 2024년04월29일 09:04

최종수정 : 2024년04월29일 10:02

하민회 이미지21대표(코가로보틱스 마케팅자문)

AI 다음은 휴머노이드?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은 인간의 모습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AI의 다음 물결(next wave)'로 지목했다.

휴머노이드는 이론상 인간의 몸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효율적인 로봇이다. 이미 80년 전부터 개발이 시작됐지만 그 동안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기술수준과 고비용 탓에 '겉모습만 사람 같은 자동화 기계'쯤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최근 휴머노이드 로봇은 AI와 결합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발전 중이다. 얼굴 인식 기술 탑재로 고객의 성별과 나이, 감정 등의 정보를 인지해 개인별 응대가 가능해지고 최근엔 음성으로 감정을 읽는 AI 기술 덕분에 필요 시 위로를 해주는 동반자 역할까지 해낼 수 있게 되었다.

빨래를 개고 엄지와 검지로 계란을 집어 들어 옮기는 섬세한 손동작을 보이는 테슬라 '옵티머스'부터 챗GPT를 탑재해 보고 듣고 대화하며 사람처럼 인식하고 행동하는 '피규어1'까지 감탄을 자아내더니 마침내 관절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사람도 못하는 고난이 동작을 해내는 휴머노이드까지 등장했다.

하민회 이미지21 대표.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만든 새 휴머노이드 모델 '올 뉴 아틀라스'. 제품명에서 현대차그룹 이미지가 느껴진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1992년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분사한 미국의 공학 및 로봇 디자인 선두 기업으로 2021년 현대차 그룹이 인수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바닥에 누워있던 뉴 아틀라스가 두 다리를 뒤로 비틀어 아크로바틱 하듯 일어나 머리를 180도 회전시키며 카메라로 다가온다. 관절이 앞뒤 구분 없이 자유롭게 움직이고 몸통이 180도 돌아가는 다소 그로테스크한 유연함을 보여준다. 외관도 이전 아틀라스에 훨씬 날씬하고 간결하다. 기존의 유압 방식이 아닌 전기모터 방식을 적용했기에 가능한 모습이다.

통상 휴머노이드 로봇의 구동 시스템은 유압식과 전기식의 두 가지로 나뉜다. 유압식은 오일 펌프에서 압축된 힘을 실린더로 전달해 로봇의 관절을 움직이는 방식으로 높은 토크와 힘을 보인다. 산업용 로봇이나 군사용 로봇, 그리고 일부 구조용 로봇에서 사용되는데, 강력한 힘과 견고함이 필요한 환경에서 탁월한 성능을 발휘한다. 다만 시스템이 복잡해지고 기름이 샐 수 있어 유지 보수에 어려움이 있다.

전기식은 전기에너지를 기계에너지로 변환시켜 로봇의 관절을 움직인다. 전기모터는 보통 감속기와 결합되어 정밀한 위치제어가 가능하여 섬세한 작업에 유리하다. 유압 시스템보다 간단하고 경량화 된 구성이 가능하고 에너지 효율이 높지만 상대적으로 토크가 낮고 배터리 수명이 중요한 고려사항이 된다. 소형화, 경량화가 중요한 휴머노이드 로봇의 경우엔 전기식이 더 선호된다.

뉴 아틀라스 발표 후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자사 휴머노이드 '옵티머스'와 겨루기를 청했다. 자율주행 기술을 기본으로 삼는 휴머노이드의 경우 아무래도 제조력을 갖춘 자동차 기업들이 경쟁우위에 있다. 겨루기를 언급할 만큼 뉴 아틀라스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크다는 방증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1.17 mj72284@newspim.com

뉴 아틀라스 역시 다른 휴머노이드 로봇처럼 내년 현대자동차 신규 제조 과정에 투입할 예정이다. 현재 공개된 대개의 휴머노이드는 자동차 공장에서 시범 운영을 하거나 계획 중에 있다. 반복적이면서도 육체적으로 힘든 공정이 많은 자동차 공장은 현 수준의 휴머노이드와 가장 접점이 크기 때문이다. 안정적으로 대규모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다는 이점 외에 인력의 비용절감도 기대할 수 있다.

테슬라의 옵티머스는 전기차 공장에서 부품 운반을 맡을 계획이고 오픈AI가 투자하고 있는 '피규어'는 2년 내 사우스 캐롤라이나 BMW공장에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양팔로 25KG를 들어 올릴 수 있는 미국 앱트로닉사의 아폴로를 선택해 현재 만성적 인력부족인 헝가리 공장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골드만 삭스는 휴머노이드 시장이 2035년까지 380억 달러, 52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금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주로 반복되고 육체적인 부담이 큰 일, 위험하거나 지나치게 단순해서 사람이 꺼리는 일 등에 투입되고 있지만 향후 기술이 좀 더 정교해지고 생산 비용이 낮아지면

[사진 = 펑싱즈넝] 지난해 9월 7일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샤오펑(小鵬)과 로봇 제조 전담 자회사 펑싱즈넝(鵬行智能)이 개발한 '로봇 말' 샤오바이룽(小白龍).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인한 사회 전반에 거친 노동력 부족을 메우는 효과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구 600만명의 소규모 도시국가인 싱가포르는 도시 국가의 특징을 살려 세계 최대 로봇 도시로의 변모를 꿈꾸고 있다. 경찰 순찰 로봇을 전역에 배치해 안전과 보안에 활용할 정도로 국가차원의 프로젝트들을 다수 추진 중이다.

노르웨이의 경우 코로나 시기에 1X 테크놀로지(구 할로디 로보틱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이브를 간호사 보조로 투입했다. 엔데믹이 되었지만 여전히 의료기관은 물론 요양원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일반 가정까지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휴머노이드 연구가 진행 중이다. 대부분 해당 기업의 주력분야 맞춰 개발이 진행되는 추세다. 현대는 자동차제조 쪽에서 활용도를 보고 있는 반면 의료원을 가진 삼성은 의료로봇에 초점을 두고 있다. LG의 경우 로봇을 가전제품 쪽으로 발전시켜 가정에 판매할 계획을 갖고 있고, 한화는 주력인 방위산업과 제조용 로봇에 관심이 크다. 두산은 두산 로보틱스를 통해 제조용 로봇을 연구 개발, 시판 중이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4' 개막 사흘째인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E&의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 로봇 '아메카'를 관람하고 있다. 2024.02.28 photo@newspim.com

몇 년 전만 해도 요원해 보이던 휴머노이드 노동자가 오고 있다.

공장에서 무거운 물체를 옮기거나 정밀한 조립을 수행하고 위험한 환경에서 재난 구조를 하고 의료현장에서 환자를 이송하거나 돌봄을 지원하고 요양원에서 고령자나 장애인을 살피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만날 날이 얼마 남지 않아 보인다.

일상의 다양한 분야에서 편의성이 커지겠지만 휴머노이드 로봇의 업무를 설계하고 관리하는 것은 결국 사람의 몫이다. 휴머노이드의 노동 시장 통합과 사용증가에 따르는 잠재적 위험성까지 진지하게 대비해야 하지 않을까?

8일 경기도 화성시 현대자동차그룹 남양연구소를 방문한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장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 보스턴 다이내믹스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현대디자인센터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그룹]
[고양=뉴스핌] 정일구 기자 =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미국 로봇 전문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의 4족보행 로봇 '스팟(SPOT)'이 지난 17일 오전 경기 고양시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시연되고 있다. 2020.12.18 mironj19@newspim.com

무엇보다 기술에 대한 이해와 지속적인 학습이 우선되어야 한다. 새로운 기술과 도구 등을 익히기 위해 열린 마음을 갖고, 변화하는 기술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과정과 지원정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은 물론 지나치게 기술에 의존함으로 인간의 능력이 저하되지 않도록 유념해야 한다.

기계적 결함, 소프트웨어 오류 또는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의 로봇의 반응 등으로 인한 안전사고에 대비하는 매뉴얼과 훈련은 물론 책임소재에 관한 법적 지침과 규제도 준비되어야 한다.

인간과 휴머노이드의 상호작용 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윤리적 문제와 데이터 보안, 사생활 침해 등의 문제에도 사회적 공감과 합의를 통한 규제가 마련되어야 한다.

준비 없는 휴머노이드 노동자의 등장은 일자리 위협과 직업의 소멸을 불러올 수 있다. 기술, 윤리, 법률 전문가들과 정책 입안자들의 보다 현실적이고 창의적인 머리 맞댐이 절실한 시기다.

[도쿄 로이터=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일본의 한 공장 조립 라인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직원들과 함께 작업하고 있다. 2020.10.14 goldendog@newspim.com
[라스베이거스 로이터=뉴스핌] 이영기 기자 =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 중인 CES2022에 영국 엔지니어드 아츠(Engineered Arts)가 현실적인 얼굴 표정을 붙일 수 있는 새로운 휴머노이드 로봇을 선보이고 있다. 2022.01.07 007@newspim.com

◇하민회 이미지21대표(코가로보틱스 마케팅자문) =△경영 컨설턴트, AI전략전문가△ ㈜이미지21대표, 코가로보틱스 마케팅자문△경영학 박사 (HRD)△서울과학종합대학원 인공지능전략 석사△핀란드 ALTO 대학 MBA △상명대예술경영대학원 비주얼 저널리즘 석사 △한국외대 및 교육대학원 졸업 △경제지 및 전문지 칼럼니스트 △SERI CEO 이미지리더십 패널 △KBS, TBS, OBS, CBS 등 방송 패널 △YouTube <책사이> 진행 중 △저서: 쏘셜력 날개를 달다 (2016), 위미니지먼트로 경쟁하라(2008), 이미지리더십(2005), 포토에세이 바라나시 (2007)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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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탄핵안 "기각" 47.1% vs "인용" 46.7%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 39일 만에 헌법재판소가 탄핵안을 기각해야 한다는 여론과 인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팽팽했다. 이는 보수층의 결집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비호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리서치가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의 의뢰로 지난 1월 20~21일 양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RS(자동응답시스템) 조사에서 "비상계엄 선포와 내란 혐의 등을 이유로 윤 대통령을 탄핵소추한 국회 측이 탄핵소추안에서 형법상 내란죄를 배제했는데 헌법재판소가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 47.1%는 '기각해야 한다'고 답했다. '인용해야 한다'고 답한 사람은 46.7%, '잘모름'은 6.2%였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인용해야 한다 44.6% ▲기각해야 한다 50.4% ▲잘모름 5.0% 등이다. 여성은 ▲인용해야 한다 48.8% ▲기각해야 한다 43.8% ▲잘모름 7.4% 등이다. 연령별로 보면 인용해야 한다는 응답은 ▲50대 58.4% ▲40대 56.0% ▲만18~29세 48.5% ▲30대 43.2% ▲60대 42.6% ▲70대 이상 27.1% 순이다. 기각해야 한다는 응답은 ▲30대 54.8% ▲70대 이상 52.5% ▲60대 51.7% ▲만18~29세 49.6% ▲50대 39.3% ▲40대 37.6% 순이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남·전북에서 인용해야 한다는 응답(62.4%)이 가장 높았다. 이어 ▲강원·제주 57.2% ▲경기·인천 48.2% ▲서울 46.3% ▲부산·울산·경남 40.6% ▲대구·경북 40.2% ▲대전·충청·세종 39.5% 등이 뒤를 이었다. 기각해야 한다는 응답은 대전·충청·세종(55.5%)이 가장 높았다. 이어 ▲대구·경북 50.8% ▲부산·울산·경남 49.6% ▲경기·인천 48.4% ▲서울 47.5% ▲강원·제주 31.9% ▲광주·전남·전북 31.3% 순이다. 지지 정당별로 보면 인용해야 한다는 응답은 ▲조국혁신당 지지자 87.6%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87.4% ▲지지정당 없음 63.5% ▲개혁신당 47.8% ▲기타정당 46.5% ▲진보당 33.9% ▲국민의힘 9.3% ▲잘모름 0% 순이다. 기각해야 한다는 응답은 ▲국민의힘 85.0% ▲개혁신당 36.9% ▲기타정당 36.7% ▲지지정당 없음 26.6% ▲진보당 19.4% ▲더불어민주당 7.8% ▲조국혁신당 5.3% ▲잘모름 0% 순이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조사결과를 보면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기각'이 '인용'보다 한계허용 오차범위 내에서 높게 응답이 나왔다"며 "다만 '기각해야 한다'와 '인용해야 한다'는 답변이 팽팽한 것은 정부·여당과 야당 간의 대립이 극심한 상황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탄핵 결정 시 국론 분열 가능성이 더욱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헌법재판소는 이런 정치적 영향과 파급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탄핵 심판의 최종 결론을 내려야 한다"며 "단순히 법적 기준만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에 미칠 수 있는 정치적 영향까지 균형 있게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같은 흐름을 '보수 지지층의 과표집'으로 보고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조기 대선이 다가오면서 극우 성향을 중심으로 '이재명은 안 된다'는 심리가 뭉치고, 이들이 여론조사에도 적극적으로 응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상황에서 진보층도 나름대로 뭉쳐있다 보니 '윤석열 대 이재명' 양당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지금 여론조사 응답자 중의 다수는 보수층으로 보인다. 스스로 보수라고 생각하는 의견들이 의도치 않게 과표집 되면서 윤 대통령 쪽으로 표가 몰리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중도층에서도 공수처 수사와 이재명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은 사람들이 국민의힘을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 RDD(무작위전화걸기) 활용 ARS를 통해 진행됐다. 성별, 연령별, 지역별 인구비례할당 후 무작위 추출 방식으로 표집했으며, 2024년 1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연령대·지역별 가중치를 부여했다. 신뢰 수준은 95%, 표본 오차는 ±3.1%p, 응답률은 7.8%다. 자세한 조사 개요 및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allpass@newspim.com 2025-01-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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