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LH, DFS적용 설계변경·공사비 증액 0건
실시설계 끝난 뒤 '뒷북'…반영여부 시공사 선택 '허점'
[서울=뉴스핌]김정태 건설부동산 전문기자= 최근 발생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철근누락 공사현장들도 국토부가 부실시공 방지대책으로 내놨던 설계안전성 검토 제도(이하 DFS)를 실시했음에도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LH진주 본사 전경[사진=한국토지주택공사] |
10일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국토부, LH 등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2021년~2023년8월 기준)간 LH가 발주한 건설공사 95건(5조5998억원) 중 DFS를 적용한 공사는 86건, 미적용 공사는 9건이다.
DFS를 실시한 86건의 공사 중 설계변경 되거나 공사비가 증액된 공사는 단 한 건도 없었고, 최근 발생한 광주선운2 A-2BL 등 철근누락 부실시공 단지들도 모두 DFS는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설계안전성 검토가 무의미했거나 실제 현장에 전혀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건설기술진흥법 시행령 제75조의 2는 실시설계를 할 때 DFS를 국토안전관리원에 의뢰하도록 하고 있지만, DFS가 적용되는 시점은 이미 실시설계가 완료된 이후였다.
실시설계가 끝난 뒤에 위험요소를 분석하고 저감대책을 내놓아도 반영될 수 없는 시점인데다 설계안전성을 추가해 설계를 변경하면 건설비가 늘어나고 공사기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형식적인 검토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LH의 DFS 미적용 공사 9건 중 제도 시행 이전 설계용역이 공고된 공사 2건을 제외하면 실시설계 완료 이후 추진 예정이 7건이고, DFS적용 공사 86건 모두 실시설계 이후에 DFS가 시행됐다.
이와 함께 건설기술진흥법 제91조에서 DFS 미실시는 1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받지만 반영여부는 시공사의 선택사항으로 강제력이 없는 허점이 있다.
조오섭 의원은 "미국은 기본설계부터 30%, 60%, 90% 총 4회에 걸쳐서 설계안전성을 검토하고 있고 싱가포르는 설계안전 전담 코디네이터가 주도해 발주자, 설계자, 건축사, 시공자를 관리하면서 시작단계부터 끝까지 전체 설계에 관여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는 부실시공을 막을 좋은 제도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카르텔 변죽만 울리며 국민들 피해를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dbman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