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민경 기자 = 한국법조인협회(회장 채용현, 이하 한법협)가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 사법시험 부활 논의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변호사 단체 가운데서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가장 먼저 항의 성명을 낸 것이다.
한국법조인협회는 12일 성명을 내고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사법시험 부활 논의와 이른바 '신(新)사법시험' 도입 주장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한국법조인협회(한법협)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법조단체다.
한법협은 청와대가 공식적으로는 검토된 바 없다는 취지로 해명하고 있지만 내부 여론조사가 실시됐다는 보도와 함께 선발 인원(50~150명)까지 거론된 점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의 논의가 일부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논의가 사실이라면 현행 법조인 양성 체계의 근간을 위협하는 매우 엄중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한법협은 과거 사법시험 제도가 수많은 '고시 낭인'을 양산하고 국가 인적 자원을 낭비했으며 기수 서열 문화와 전관예우 등 구조적 폐단을 남겼다고 비판했다. 또 "12년에 걸친 국민적 합의와 국회의 결단을 통해 도입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제도를 흔드는 것은 이미 완결된 입법적 결단을 번복하려는 것"이라며 "법치주의의 근간을 스스로 허무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특히 사법시험 부활을 주장하는 일부 논리에 대해 사실과 통계에 기반한 반박도 제시했다.
한법협은 "대한법학교수회가 로스쿨이 음서제로 전락했다고 비난하지만, 이는 명백히 사실무근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사법시험 마지막 10년 동안 대졸 미만 합격자가 5명에 불과했던 반면 로스쿨 도입 이후 9년간 변호사시험 합격자 가운데 학점은행제나 방송통신대 출신이 53명에 달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또 전체 로스쿨 학생의 약 70%가 장학금을 받고 있으며 사회적·경제적 약자를 위한 특별 전형도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이 로스쿨 제도를 폐기했다는 대한법학교수회 주장에 대해서도 "완전한 허구"라고 반박했다. 한법협은 "독일을 비롯한 서구권은 애초에 한국식 고시 선발 제도를 운영한 적이 없다"며 "독일의 변호사시험은 절대평가 방식으로 70~80%의 합격률을 보장하는 공교육 기반 자격시험"이라고 설명했다.
또 사법시험과 로스쿨을 병행하는 '투트랙' 제도 역시 제도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본의 경우 예비시험 도입 이후 명문대 학생들이 대학 교육 대신 학원가로 몰리는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지적하며 "대학 교육을 고시학원화했던 과거의 폐단을 되살릴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법협은 현재 로스쿨을 통해 배출된 약 2만3000명의 변호사와 재학생 6000여 명의 신뢰 역시 보호돼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치권과 정부에 ▲ 사법시험 부활 논의 즉각 중단 ▲ 법조계와 재학생이 참여하는 충분한 공론화 절차 마련 ▲ AI 시대에 맞는 법조 인력 수급 구조 개혁과 청년 법조인 생태계 보호 등에 집중할 것을 촉구했다.
한법협은 "법치주의의 근간을 지키고 사법 정의를 수호하기 위해 현행 변호사시험법을 훼손하려는 어떠한 시도에도 단호히 맞서겠다"고 밝혔다.
pmk145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