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 물론 증권 중심 비은행권 실적도 양호
저평가 상태에 배당 매력 커져…외국인 순매수세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국내 전통 은행들 주가가 상승세다. 금리 상승 기대감에 배당 매력이 더해진 영향이다. 아울러 기존 예대마진에 의존하는 사업구조에서 비은행권 사업역량이 강화되며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평가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은행주는 3.8% 상승하며 코스피 상승률(-0.3%)을 크게 초과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와 관련, "3분기 실적 발표를 시작한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가 시장 기대치를 크게 상회하는 등 호실적을 시현하고 있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주중 1.7%를 상회하는 등 금리 모멘텀도 부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KB금융은 지난 22일 종가가 5만7600원으로, 이달 저점(13일 5만3700원) 대비 7.3% 올랐다. 같은 기준으로 하나금융지주는 5.1% 상승했으며,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지주 그리고 기업은행도 각각 4.2%, 11.4%, 8.2% 뛰었다. 이날도 오전 11시20분 현재 이들 5대 은행주들은 각각 1~2%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올해 3분기 KB금융은 전분기 대비 7.8% 증가한 1조2979억 원의 지배주주순이익을 달성하며 시장 기대치를 넘는 실적을 거뒀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전분기 대비 1.3% 증가한 9287억 원의 지배주주 순이익을 기록했다.
시중은행의 대출 창고 모습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안정적인 은행 이익 성장과 함께 증권을 중심으로 한 비은행 자회사의 약진이 실적 개선에 크게 작용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처럼 기대 이상의 좋은 실적이 지속된 이유는 은행을 포함한 전 자회사가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기대 이상의 실적을 반영해 키움증권은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의 목표주가를 각각 8만 원과 7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기존 대비 각각 2.6%, 2.9% 높은 수치다.
지난주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에 이어 이번 주에는 이날 우리금융지주, 26일 신한지주와 기업은행의 실적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은행들은 3분기에도 전년동기 대비 13.2%의 높은 이익 성장이 예상된다"며 "이는 가파른 대출 성장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와 자산건전성의 안정적 관리 그리고 비은행 실적 상향 안정화게 기인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올 4분기에도 은행 경상이익 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라며 "4분기 계절적 요인에 따른 표면적인 당기순이익 감소는 불가피하지만, 대출 평잔 성장과 NIM 개선에 힘입어 은행 실적의 핵심인 이자이익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당 매력도 커지고 있다. 이익 안정성을 갖추면서 배당 성장주로 거듭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강혜승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 배당성향을 회복하고, 이후 점진적으로 상향될 것"이라고 하면서 업종의 배당 수익률(단순 평균) 예상치를 2021년 6.1%, 2022년 6.6%, 2023년 7.2%로 제시했다.
한화투자증권 또한 "은행업종에 대해 '긍정적(Positive)'의견으로 커버리지를 개시한다"며 "증익 안정성이 가장 높은 산업인 은행주의 낮은 PER은 높은 배당수익률을 의미한다. 특히, 배당 지급 빈도가 높아진 것은 주주의 현금흐름을 개선한다는 의미에서 배당주로서의 투자 매력을 궁극적으로 제고하는 요인"이라고 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수급도 개선되고 있다. 외국인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지난 한 주 외국인은 KB금융 362억 원, 신한지주 303억 원, 하나금융지주 327억 원, 87억 원, 기업은행 125억 원어치씩 순매수했다.
최정욱 연구원은 "지난주 국내 기관들은 코스피를 2100억 원 순매도하는 가운데서도 전통 은행주를 240억 원 순매수했고, 외국인들도 코스피를 600억 원 순매수하는 와중에 은행주를 1110억원 순매수했다"며 "은행주 수급 상황은 전반적으로 상당히 양호하다"고 봤다.
그는 이어 "호실적과 더불어 글로벌 금리 상승에 따른 금리 모멘텀까지 부각되고, 배당 매력까지 겸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연내 은행주 투자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은 낮다"며 "물론, 시장금리가 너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당장은 추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을 수 있으나 현 주가는 그동안의 시중금리 상승분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상태로, 앞으로도 초과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