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 금융시장이 1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간 충돌 격화 속에 다시 정치적 리스크에 휩싸였다.
미 법무부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상대로 형사 기소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연준의 독립성과 미국 자산의 신뢰에 대한 우려가 확산됐고, 이에 국채 금리는 장중 상승폭을 반납했으며 미 달러화는 약세로 돌아섰다.
미 국채 금리는 장중 연준 관련 뉴스에 반응하며 변동성을 보였으나, 결국 큰 방향성을 잡지 못했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4.207%까지 올랐다가 0.6bp(1bp=0.01%포인트) 상승한 4.177%로 거래를 마쳤다. 30년물 금리는 0.9bp 오른 4.828%로, 지난주 10월 이후 최대폭 하락 후 반등했다. 연준의 정책 기대를 가장 민감하게 반영하는 2년물 국채 금리는 0.1bp 하락한 3.539%를 기록했다.

◆ 트럼프–파월 충돌 격화에 미 금융시장 '정치 리스크' 재부상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워싱턴 연준 본부의 25억 달러 규모 건물 리모델링 사업과 관련해 지난해 여름 의회에서 한 발언을 문제 삼아, 미 법무부로부터 소환장(subpoena)을 받았다. 파월 의장은 이에 대해 백악관이 금리 결정에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구실(pretext)'이라고 규정했다.
이번 사안은 5월 임기 종료를 앞둔 파월과 연준에 금리 인하 압박을 가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일련의 조치 가운데 하나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정치적 개입이 미 금융시스템의 근간으로 여겨지는 중앙은행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브린모어트러스트의 짐 반스 채권 디렉터는 "시장은 새로운 뉴스가 나올 때마다 이를 반영해 거래하지만, 결국 이전 사건들과 일관된 흐름이라는 점을 깨닫는다"며 "연준은 무너뜨리기 어려운 기관이지만, 이런 압박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12월 고용지표가 다소 둔화됐지만 연준의 연내 두 차례 금리 인하 전망을 바꿀 정도는 아니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3월 금리 인하 확률은 26.1%로 소폭 낮아졌다.
한편 이날 진행된 580억 달러 규모 3년물, 390억 달러 규모 10년물 국채 입찰은 모두 무난한 수요 속에 마무리됐다. 13일에는 220억 달러 규모의 30년물 국채 입찰이 예정돼 있다.
◆ 달러, 연준 독립성 논란에 약세 전환
외환시장에서는 연준의 독립성 논란 속에 미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섰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0.37% 하락한 98.87, 유로/달러 환율은 0.29% 오른 1.1671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배녹번 글로벌 포렉스의 마크 챈들러는 "이번 사태는 달러의 신년 반등을 끝냈다"며 "연준 소환장 이슈가 지정학적 요인보다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노무라 증권은 연준의 독립성 훼손 우려와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대한 연방대법원 위헌 가능성이 단기적으로 달러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법원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트럼프의 관세 정책 합법성을 이르면 이번 주 판결할 수 있다.
한편 엔화는 약세를 이어갔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158.12로 1년 만의 최고치 부근에서 거래됐다.
이는 일본의 11월 실질임금이 일회성 보너스 급감으로 1년 만에 최대 폭 하락하면서,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시점이 뒤로 밀릴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