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분지' 등 풍자소설로 민족 자주성을 고취시킨 남정현 작가가 21일 오전 10시 서울 도봉구 한일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87세.
남정현 작가는 1933년 12월 13일 충남 서산군 서산읍에서 2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1947년 서산농림학교에 수석입학했으나 결핵으로 휴학했고 1950년에 장결핵으로 장기 입원했다. 학교장 추천으로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에 입학 허가를 받았으나 강의를 듣고 실망해 진학을 포기했다. 이후 임파 결핵으로 확산되면서 서울 수도의대에 입원해 3차 수술을 받으며 장기 요양 시간을 가졌다.
1958년 번역가 신순남과 결혼했고 이듬해에 '굴뚝 밑의 유산'으로 등단했다. 1961년 '너는 뭐냐'로 제6회 동인문학상 후보상에 오르며 승승장구했고, 1965년 그의 대표작인 '분지'가 공개됐다.
작가는 외세에 의해 우리나라가 식민화됐다는 내용을 풍자적으로 담은 작품 '분지'로 필화사건을 겪었다. 그해 5월 8일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인 '조국통일'에 이 작품이 실리면서 남 작가는 중앙정보부에 구속돼 고문을 당했다. 재판에서 7년 구형을 받았으나 이듬해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이후 1974년 민청학련 사건 및 문인 간첩단 사건 등에 연루돼 대통령긴급조치 위반으로 구속됐으며 긴급조치 해제로 그해 8월 석방됐다.
대표작 '분지' 외에도 '너는 뭐냐' '굴뚝 밑의 유산' '준이와의 3개월' 등을 출간했다.
빈소는 서울대학교 장례식장이며 오후 4시부터 조문이 가능하다. 영결식은 22일 오후 6시, 발인은 23일 아침이다. 유족은 아들 남돈희 한국지도자육성장학재단 장학부장, 딸 남진희씨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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