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으로 손해를 봤다며 삼성물산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19일 시작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1부(재판장 정용신)는 이날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이 회장, 최지성·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임원,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5억 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재판부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의 위법성 ▲정부가 부당하게 개입해 공단의 의결권 행사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 등을 쟁점으로 정리했다.
국민연금 측 대리인은 "삼성그룹의 핵심이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위법행위로 인해 구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에 막대한 손해가 발생한 것을 야기한 사람들에게 제기한 사건"이라며 "그룹 차원에서 조직적 승계 작업을 통해 합병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회장 측 대리인은 "합병 과정에서 위법 행위를 저지른 사실이 없고 합병으로 인해 삼성물산 주주들이 손해를 입은 것도 없다"며 "쟁점이 동일한 형사사건에서도 국민연금의 주장이 모두 배척했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2차 변론기일을 오는 6월 4일로 지정했다.
국민연금공단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불리한 합병 비율로 손해를 입었다며 2024년 9월 13일 이재 회장과 삼성물산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국민연금은 삼성물산 지분 11%가 넘는 최대 주주였지만 제일모직 1주 대 삼성물산 0.35주의 합병 비율에 찬성했다. 국민연금은 이 합병 비율이 삼성물산 주주에게 불리하게 산정돼 보유 지분 가치가 훼손됐다고 보고 있다.
이 회장과 삼성물산 측은 당시 합병이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상적인 경영 판단이었다는 입장이다.
문 전 장관과 홍 전 본부장은 국민연금에 합병 찬성을 압박한 혐의로 각각 징역 2년 6개월이 확정됐다. 이 회장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삼성 경영권 승계와 지배구조 개편을 도와달라며 뇌물을 건넨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이 확정됐다.
이 회장은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미래전략실 주도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계획·추진하고 회계 부정·부정거래 등을 저지른 혐의로도 2020년 9월 기소됐으나, 지난해 7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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