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수년간 표류 우려" vs "70여년 고질적 폐단"…보완수사권 찬반 팽팽
특사경 지휘·전건송치 논의 등…형소법 개정 '할 일 목록' 줄줄이
검찰 내부도 혼란...구자현, 檢전체 구성원에 이메일 "안타깝다"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공소청 설치법안이 19일 본회의에 상정된 가운데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법안은 오는 20일 상정을 앞두고 있다. 수사·기소 분리의 큰 틀은 제도화됐지만,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 등을 둘러싼 핵심 쟁점은 형사소송법(형소법) 개정 과제로 미뤄졌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내 검찰개혁 강경파로 꼽히는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공소청·중수청법 수정안과 관련해 "문제 제기가 100% 반영된 건 아니다. 완전 제거라고 못 하는 이유는 보완수사권 문제가 아직 남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여권은 6·3 지방선거 이후 형소법 개정 논의 과정에서 보완수사권 문제를 다룬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지난 2월 5일 정책의원총회(정책 의총)에서 공소청 검사에게는 보완수사권을 인정하지 않고 보완수사요구권만 허용하기로 당론을 정했다. 다만 이번에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공소청법·중수청법은 두 기관의 조직과 기능을 규정하는 데 초점을 맞췄을 뿐, 보완수사권은 물론 보완수사요구권의 구체적 범위와 행사 방식은 형소법 개정 과정에서 다시 정리하기로 한 상태다.
보완수사권이란 검사가 수사기관으로부터 송치받은 사건에서 직접 추가 수사에 나설 수 있는 권한이고, 보완수사요구권은 검사가 수사기관에 보완 수사를 요구하되 실제 수사는 경찰이 맡는 권한이다.
그간 여권 내부에서는 '보완수사권은 줘야 한다'는 신중론과 '보완수사요구권이면 된다'는 강경론, '보완수사요구권도 안 된다'는 초강경론이 맞서는 구도가 이어져 왔다. 김한규 민주당 원내정책수석은 정책의총 후 "보완수사권은 인정하지 않고 보완수사요구권을 허용하되, 보완수사요구권이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방안을 열어놓고 마련하도록 입장을 정했다"고 밝혔다.
◆ '부산 돌려차기'도 보완수사 덕…"보완수사 통째 폐지는 과잉"
현행 형소법 제196조 제2항은 검사가 법이 정한 세 가지 경로(제197조의3제6항·제198조의2제2항·제245조의7제2항)로 넘어온 송치 사건에 대해 '동일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수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검찰의 직접 수사 개시권이 현재 검찰청법에 따라 부패·경제범죄로 한정된 것과 달리, 보완수사권은 해당 경로를 통해 넘어온 사건 전반에 적용되는 구조다. 이 때문에 보완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할 경우 파장이 특정 범죄군에 그치지 않고 광범위하게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법조계에서 제기되는 것이다.
김상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보완수사권을 통째로 없애면 특정 범죄군만 취약해지는 것이 아니라, 금융·경제범죄부터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 중대재해, 나아가 억울한 피의자 구제까지 모든 사건 영역에서 피해가 전방위적으로 확산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고 보는 법조계 일각은 보완수사요구권만으로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반박한다. 전병덕 변호사(법무법인 강남)는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하지 못하고 보완수사를 '요구'하면 그 결과가 다시 돌아오는 데만 통상 몇 달이 걸리고, 요구가 두세 차례 반복되면 사건이 검찰과 경찰 사이를 오가느라 1년 이상 지연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수사기관끼리 주고받는 행정 절차가 길어질수록 피해자와 피의자 모두 불안한 신분에 시달리게 된다"고 말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을 대표 사례로 거론한다. 처음 경찰 수사 단계에서는 범죄 전모가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지만, 검찰이 송치 이후 추가 수사에 나서면서 성폭력 범행 의도 등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는 평가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보완수사 남용이 걱정된다고 해서 제도를 통째로 없애자는 건, 범죄의 실체적 진실을 밝힐 기회를 스스로 없애는 일"이라며 "이미 형사소송법에 '동일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만 수사할 수 있다'는 제한이 있는 만큼, 일정 부분 안전장치는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 檢, 직접수사권 있어도 99% '통째 반송'…보완수사권 실효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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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폐지를 지지하는 측은 보완수사권이 막대한 권한을 주는 한편, 실효성은 떨어진다고 본다. 경찰 수사과장 출신인 강동필 변호사(법무법인 바른)는 "수사결과에 대해 공소관이 추가로 직접 수사를 진행하기 시작하면, 그 남용과 위법 가능성을 통제할 제3자가 없고, 이로 인해 인권침해와 중복수사, 사건 장기화 같은 폐단이 발생한다"며 "이런 문제가 지난 70여 년간 한국 형사법의 고질적 한계로 지적돼 왔다"고 밝혔다.
강 변호사는 검찰이 보완수사 요구 시 사건 전체를 경찰에 돌려보내는 '결정' 방식을 99.6% 활용하고, 필요한 부분만 짚어 보완하는 '추완' 방식은 0.4%에 그친다는 대검찰청의 2024년 기준 통계를 근거로 들었다. 사실상 검찰이 직접 보완수사 권한을 쥐고도 정작 필요한 부분을 세밀하게 보완하기보다는 사건 전체를 경찰에 되돌리는 방식을 선택해왔다는 것이다.
강 변호사는 "기존 (직접 보완수사) 권한을 갖고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방증"이라며 "경찰·검찰이 원팀으로 협력하되, 수사는 수사기관이 전담하고 검사는 공판 단계에 집중하는 구조를 정착시키는 게 향후 과제"라고 강조했다.
보완수사권 외에도 형소법 개정으로 풀어야 할 과제는 줄줄이 산적해 있다. 공소청법·중수청법에는 조직 구성만이 주로 규정돼 있고, 해당 기관이 실제로 어떻게 수사하고 사건을 처리할지는 형소법에서 별도로 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공소청법에서 삭제한 특사경 수사지휘 권한을 형소법에서도 정비할지 ▲중수청 수사관에게 송치·불송치 등 수사 종결 절차를 어떻게 부여할지 ▲경찰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 사건에서 공소청 검사의 개입 범위를 어떻게 설정할지 ▲형소법상 폐지된 전건송치 제도를 부활시킬지 여부 등이 대표적인 후속 쟁점으로 꼽힌다.
정부는 이런 엇갈린 평가를 고려해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와 보완수사요구권의 실효성 제고를 포함해 여러 안을 두고 검토 중이다.
윤창렬 검찰개혁추진단장은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 HJ비즈니스센터에서 열린 '국민의 관점에서 보는 보완수사와 보완수사요구' 토론회를 통해 "보완수사권에 대해 다양한 관점과 의견이 존재하고 있다"며 "토론회가 국민께 더 나은 형사사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고민의 과정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추진단은 이 토론회를 시작으로 3~4월 보완수사 존폐 논의를 집중적으로 이어간 뒤, 공소청·중수청 설치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관련 내용을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형소법 개정은 6·3 지방선거 이후 본격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 내부의 혼란도 심해지는 모습이다. 한 검찰 관계자는 공소청 출범과 함께 "상징적 의미에서 현 검찰의 인지 부서를 다 없애버릴 가능성도 있다"며 "공정거래조사부, 금조부, 합수본 등이 대상인데, 입법권자의 의사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 중이며 확실한 변화 방향은 모르는 상태"라고 전했다.
한편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은 이날 검찰 전체 구성원에게 보낸 메일에서 "입법 과정에서 형사사법 시스템의 적정한 운용을 통한 국민의 권익 보호,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 보장과 관련해 보다 폭넓은 소통과 공감대 형성이 이뤄지지 않은 점에 대해 검찰총장 대행으로서 안타까움을 표한다"고 밝혔다.

yek105@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