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부, 3일 폼페이오 아시아 순방 재조정 발표
한국·몽골 방문 연기...일본 방문은 예정대로 진행
4개국 외교장관급 회의 중시...스가 총리 첫 상견례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한국과 몽골 방문 일정을 연기하고 일본 방문만 예정대로 진행하는 이유를 놓고 여러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COVID-19) 감염으로 해외순방 일정을 최소화하려는 의도와 더불어 이번 방일은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 이후 첫 동맹국들 간 외교회의 참석을 위한 것이여서 취소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달 29일 그리스를 방문, 크레타섬의 해군기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3일(현지시간) 미 국무부는 성명을 내고 폼페이오 장관의 아시아 순방 일정을 재공지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한국과 몽골 방문 일정을 10월 중으로 다시 잡겠다고 공지한 반면 일본 방문은 오는 4일부터 6일까지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현재 유럽을 순방 중인 폼페이오 장관은 전날까지만 해도 아시아 순방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했다. 하지만 하루 만에 한국·몽골 방문을 전격 취소한 것이다. 반면 한국·몽골에 앞서 들르게 되는 일본 방문은 그대로 진행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아시아 순방 일정을 재조정하게 된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감염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달 15일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대면한 바가 없고, 코로나19 감염 여부 검사에서도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병원에 입원한 상황에서 국무장관이 오래 해외 순방을 나가 있는 것은 '리스크(위험요소)'가 크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여진다.
당초 계획된 폼페이오 장관의 아시아 순방 일정은 오는 4일부터 8일까지 5일 간이다. 4~6일 일본을 먼저 방문하고 7일 몽골 울란바토르를 방문한 뒤 7~8일 한국을 찾을 예정이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일본 방문은 미국·일본·호주·인도 외교장관급 회의 참석을 위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4개국 외교장관은 지난해 9월 유엔총회 이후 첫 회의를 갖게 된다. 이번 2차 회의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이후 첫 동맹국들간의 대면이고, 다시 일정을 조정하기에는 4개국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예정대로 일정을 소화하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회의에서 4개국은 인도태평양 지역 현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사태와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력 확대 등이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폼페이오 장관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신임 일본 총리도 만날 예정이다. 일본 NHK에 따르면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은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스가 총리를 예방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폼페이오 장관이 미국의 핵심 아시아 동맹국인 일본의 신임 총리를 만나는 일정을 뒤로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