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접촉 많은 업종, 고용 충격...일자리 구조변화 추진
[서울=뉴스핌] 문형민 기자 = 코로나19로 인해 악화된 고용시장이 상당기간 지속되고,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특히 코로나19로 충격이 큰 숙박음식, 예술·스포츠·여가, 교육 등 대면접촉이 많은 업종이 핵심이다.
한국은행 조사국 박창현 과장과 유민정 조사역이 『BOK 이슈노트』에 31일 발표한 '코로나19의 노동시장 수요·공급 충격 측정 및 평가'에 따르면 총근로시간(월평균) 감소에 대한 노동수요충격의 기여도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던 올 3~4월에 평균 -0.53%p를 기록했다. 이는 앞서 2015년부터 19년까지 5년간 평균치 -0.10%p에 비해 5배나 급락한 것. 또, 노동공급충격의 기여도 역시 올 3~4월 평균 -1.22%p로 앞서 5년간 평균 -0.56%p에 비해 큰 폭(2배)으로 상승했다.
또 코로나19로 인한 노동 수요·공급 충격의 크기는 업종별로도 차별화됐다. 대면접촉이 많은 숙박음식, 예술·스포츠·여가, 교육 등 업종의 노동 수요·공급 충격이 컸다. 반면 제조업과 ICT, 금융보험,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 등에서는 부정적인 충격이 약했다.

박창현 과장은 "부정적인 노동수요충격이 과거에 비해 크게 확대된 점은 주목할 만한 특징"이라며 "노동수요충격의 영향은 노동공급충격에 비해 더 크고 오래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즉, 코로나19 위기가 안정되더라도 기업들은 곧바로 고용을 늘리지 않고 상황을 좀 더 지켜본 후 결정을 내릴 수 있어 노동시장 불안은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이어 "노동수요충격이 누적될 경우 이력현상 등 구조적 문제로 악화될 수 있다"며 "수요충격에 대한 노출이 큰 산업을 중심으로 노동시장 안정화에 주력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력현상이란 물질의 물리량이 현재의 물리적 조건만으로 결정되지 아니하고, 이전부터 그 물질이 겪어 온 상태의 변화 과정에 의해 결정되는 현상을 말한다. 경제학에선 실업률이 한번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고 나면 경기확장정책을 쓰더라도 다시 원래 수준까지 내려오기 어려운 현상을 말한다.
박 과장은 "장기적으로 원격근무 확대, 디지털 전환 등으로 노동시장의 충격을 완충할 수 있도록 일자리 구조변화를 점진적으로 추진해 나가되, 그 과정에서 야기될 수 있는 중·저숙련 일자리 소멸, 일자리-기술 미스매치 심화 등 취약부문의 고용악화에도 유념해야한다"고 주장했다.
hyung13@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