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내달 7일부터 핵 합의 이행 추가 축소 확인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25일(현지시간) 이란 정부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제재가 국가 전체에 대한 공격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하메네이를 직접 겨냥한 제재를 발표한 후 이란 측에서는 백악관을 “정신지체”라고 표현하며 향후 대화 가능성을 닫는 등 강한 적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알리 라비에이 이란 정부 대변인은 트위터에서 “모든 대량살상, 무기(WMD)에 대해 처음으로 파트와(종교적 율법해석)를 선포한 최고지도자를 공격하는 것은 국가에 대한 직접 공격”이라면서 “이 같은 행동은 이란인의 통합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등을 겨냥한 대이란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유조선 피격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한 미국은 지난주 이란의 미국 무인 정찰기(드론) 격추 사건이 없었더라도 이 같은 제재를 부과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지난해 이란 핵 합의(포괄적 공동계획, JCPOA) 탈퇴를 선언한 후 미국과 이란의 관계는 크게 악화했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 5월 이란산 석유 금수 조치 면제를 종료해 이란의 석유 수출을 제로(0)로 줄여 이란 정부를 강하게 압박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날 TV 연설에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트럼프 정부를 정신지체라며 이번 제재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이란 정부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미국의 군사력을 강조하며 이란이 미국을 어떤 형태로라도 공격하면 엄청난 보복을 맞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라비에이 대변인은 별도의 트윗에서 미국이 모하마드 자비드 자리프 외무장관에 대한 제재를 부과한다면 워싱턴이 대화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해석할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전날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이번 주 후반 자리프 장관도 제재 명단에 오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라비에이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을 원한다면서 동시에 협상에 제재를 가하고 있다”면서 “자리프 장관을 제재하는 것은 그의 주장이 표면적이며 논리적인 외교를 두려워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은 유럽 서명국들의 상호 대응이 없다면 2015년 이란 핵합의를 이행할 이유가 남아있지 않다고 밝혔다.
아락치 차관은 “유럽 측에서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해 이란이 단독으로 약속을 이행할 이유가 남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란은 내달 7일 핵 합의 이행 2차 축소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란은 이미 지난 8일 합의 이행 축소 1단계를 시작했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