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 아시아나항공 투자의견 '중립 또는 보류'
"그룹 회장 거취 펀더멘털 개선 영향 미미...유동성 대응 능력 살펴야"
[서울=뉴스핌] 김형락 이영석 기자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회계 이슈'를 책임지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지만 아시아나항공 주가 전망은 밝지 않다. 신규 저비용항공사(LCC)가 시장에 진입해 항공업 경쟁이 치열해지고, 유동성 이슈도 잠재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아시아나항공 최근 1년 주가추이 [자료=키움증권 HTS] |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오후 2시52분 현재 전날과 같은 3520원에 거래중이다. 지난 26일 감사의견을 '적정'으로 전환하며 거래를 재개한 아시아나항공은 당일 주가가 14.98% 빠졌다. 이후 낙폭을 회복하지 못한 채 3400~3500원선을 넘나들고 있다.
경영권을 내려놓는 박삼구 회장의 용단에도 전문가들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투자의견을 상향하지 않았다. 회계 이슈는 해결했지만 아직 부채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펀드매니저는 "그룹 회장의 거취가 아시아나항공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며 "신용등급 하락 우려 해소, 원활한 자금조달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최근 아시아나항공이 감사의견 '한정'을 받는 등 금융시장 혼란을 초래한 사태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로 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뉴스핌DB] |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유지했다. 그는 "저가 매수보다는 경계심리 가져야 한다"며 "시장의 우려는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이 BBB-에서 BB급으로 하락하거나 연결부채비율이 초과해 조기지급·기한이익 상실로 유동성 우려가 커지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22일 신용평가사 2곳은 감사의견 한정을 이유로 아시아나항공을 신용등급 하향 감시대상(watchlist)에 올렸다. 재감사를 통해 감사의견 '적정'을 받았지만 '하향검토'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한국신용평가는 감사인의 '적정' 의견 표명이 하향검토 해제 사유는 아니라고 밝혔다. 하향검토' 대상 등재는 자본시장 접근성 저하로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위험이 재차 부각될 가능성 등을 감안했기 때문이다.
신용등급 한 단계 하향 땐 아시아나항공은 자산유동화증권(ABS) 조기지급 사유가 발생한다. 조기지급 사유 발생 땐 올해 차입금 만기 금액이 1조원에서 1조7000억원으로 증가한다. 아시아나항공의 ABS 발행 잔액은 여객 매출채권 유동화증권 1조2000억원, 에어부산·에어서울 리스 및 정비 매출채권 유동화증권 4200억원이다.
류 연구원은 "부채비율 649% 등 각종 지표는 아직 직접적인 트리거 조항과 거리가 있다"며 "다만 운용리스 계약을 부채로 산입하는 바뀐 회계기준 적용하면 부채비율이 추가로 늘어 리스크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졌다고 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부 변수, 특히 기말 환율에 따라 부채비율 영향을 크게 받는 항공사의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며 "올 1분기 실적, 신용등급 변경 여부가 가시화할 때까지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투자의견을 보류했다. 이 연구원은 "항공업 업황 측면에서 투자 포인트가 있는 상황이 아니"라며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대응 능력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ABS가 아시아나항공의 거의 유일한 차환 수단"이라며 "신용등급 하락이 없더라도 ABS 발행시장 분위기가 동사 유동성 대응 능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펀드매니저는 "LCC가 항공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어 아시아나항공 같은 기존 항공사들이 성장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재무 상황이 안 좋은데 조달 비용까지 높아져 매력적이지 않고 투자매력이 떨어진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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