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샤바 중동회의서 이란 관련 입장차 '뚜렷'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개최된 중동 관련 국제회의에서 이란 제재를 둘러싸고 미국과 유럽의 견해 차이가 분명히 드러났다고 14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이날 연설에 나선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이란이 중동의 평화 및 안보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면서 이란 제재에 소극적인 유럽에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폴란드 바르샤바 왕궁에서 열린 '중동 평화안보 회의' 참가자들이 단체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2.13 [사진=로이터 뉴스핌] |
펜스 부통령은 일부 유럽 동맹국들이 이란 제재에 협조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제재를 방해하려는 시도까지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약 2주 전 독일과 프랑스, 영국 등 유럽의 주요 국가들이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피해 이란과 합법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는 특수목적법인(SPV)을 출범시켰는데, 펜스 부통령은 해당 국가들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SPV 출범은) 이란을 강하게 하고 유럽은 약하게 할 무분별한 조치로, 유럽과 미국 간 거리도 더 멀어지게 할 것”이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이제는 이란에 경제 및 외교적 압박을 가하는 동시에 전 세계에 평화와 안보, 자유를 선사하기 위해 유럽 동맹국들이 미국처럼 이란 핵협정에서 탈퇴할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펜스 부통령의 주장에 EU는 즉각 반발했다.
EU 측은 SPV 출범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피하기 위한 조치로, 미국의 제재는 EU 관할 지역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 EU 대변인은 이란 핵협정은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지 못하도록 하는 원래의 목표를 잘 달성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탈퇴 압박에 반기를 들었다. 그러면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이 협정 내용을 준수하고 있다는 점을 이미 12차례 넘게 확인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바르샤바 회의에 독일 대표로 참석한 니엘스 안넨 외교 차관은 “이란에 압력을 가할 필요는 있으며, 독일은 최근 이란 마한 항공의 독일 취항을 금지하는 등의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이란 핵협정에 근거해 협력할 필요도 있다”며 미국과 입장 차이를 보였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