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체류자격 외국인노동자 70%가 저생산 업종에서 일할 듯
[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외국인 노동자 수용 확대를 위해 일본 정부가 내년 4월 도입하는 새 체류자격(재류자격)과 관련해, 예상 수용 인원의 70% 가량이 생산성이 낮은 업종에서 일할 것으로 보인다고 26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은 "생산성이 평균보다 낮은 업종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저임금으로 일하게 된다"며 "낮은 노동생산성 문제가 그대로 남게되는 악순환이 이뤄질 우려가 있다"고 했다.
일본 정부가 부족한 노동력을 메우기 위해 건설이나 농업 등에서도 외국인에게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일본 정부는 지난 25일 한국의 국무회의에 해당하는 각료회의에서 신 체류자격의 전체적인 방향성을 나타내는 '기본방침'과 업종별 수용 전망 인수 등 상세한 내용을 담은 '분야별 운용방침'을 결정했다.
기본방침에 따르면 상당 정도의 기능을 지닌 외국인이 신청할 수 있는 '특정기능 1호'는 개호(介護·노인간호)와 건설 등 14개 업종에 도입된다. 향후 5년 간 최대 34만5150명의 외국인이 1호를 통해 일본에 들어온다.
아사히신문은 여기에 산업별 부가가치를 나타내는 '2016년 경제 센서스 활동조사'를 근거로, 각 산업별 노동생산성을 산출했다. 노동생산성은 종업원 1인당 창출해내는 부가가치액을 말한다. 14개 대상 업종 중 산업을 특정하기 어려운 '항공'을 제외한 13개 업종이 산출 대상이 됐다.
이에 따르면 13개 업종 가운데 8개 업종이 산업 평균(536만엔)을 하회했다. 외식산업의 경우 200만엔을 하회했으며, '빌딩 청소', '개호' 등도 200~300만엔 수준으로 노동생산성 저하가 두드러졌다.
기본 방침에 나타난 외국인 노동자 수용확대 업종을 보면 개호(6만명)가 가장 많으며, 일본 정부가 3만명 이상의 외국인을 받아들일 것으로 상정한 6개 업종 가운데 '건설업'을 제외한 5개 업종이 산업 평균보다 낮은 노동생산성을 보였다.
산업 평균을 하회하는 8개 업종이 향후 5년 간 받아들일 외국인 노동자 수는 최대 25만8500명이다. 이는 체류자격으로 증가되는 외국인 노동자 수의 70%에 해당하는 수치다.
게다가 해당 산업에서 근무할 외국인 노동자들은 저임금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후생노동성의 자금구조 기본 통치조사(2017년·풀타임근로자 기준)에 따르면 호텔·음식점 등의 종업원 급여는 23만1000엔이었다. 개호 관련 근로자도 23만4000엔으로, 산업 평균(33만4000엔)보다 10만엔 이상 낮다. 빌딩 청소원의 경우는 이보다도 낮은 18만8000엔이었다.
특히 근속연수가 짧은 외국인 노동자의 급여는 이보다 더욱 낮을 공산이 크다. 가토 히사카즈(加藤久和) 메이지(明治)대학인구경제학 교수는 "일손부족 해소를 위해 외국인을 수용한다지만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며 "기업이 저임금 노동에 의존하지 않고 노동생산성을 끌어올리기가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본 정부의 체류자격 신설과 관련해선 야권을 중심으로 졸속이란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25일 결정된 방침에서도 구체적인 내용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어 실효성이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특정기능 1호 대상 업종 14개 산업 가운데,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필요한 기능시험과 일본어시험이 내년 4월에 실시되는 건 3개 업종 뿐이다. 다른 11개 업종은 기능실습생에서 체류자격으로 변경하는 외국인이 대부분일 것으로 보인다.
숙련된 기능이 필요한 '특정기능 2호'의 경우는 건설과 조선·선박용공업 두 업종에 적용되며 자격을 갖는데 필요한 기능시험이 2021년도에 실시될 예정이라 당분간 대상자가 없을 전망이다.
또 외국인이 지방에서 임금이 높은 도시지역으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와 관련해서도, '분야 별 운용방침'에 업종 별 대책이 명기되어있지만 "제도의 취지를 전국에 알린다" "필요한 조치를 강구한다"는 등 추상적인 표현에 그쳤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