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개처럼 싸웠지만 지방선거에서 '역대급 참패'
'중앙당 해체', '외부 비대위원장 영입' 등 혁신안 발표
당 내부갈등 불거지자 "계파모임 용납 않겠다" 경고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들개처럼 싸웠지만 승리하지 못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얘기다.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때 김 원내대표는 특검을 촉구하며 국회 앞에서 9일간의 단식 노숙투쟁을 했다.
6.13 지방선거때는 전면에서 유세 지원에 나섰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자 홍 전 대표를 대신해 전국을 돌며 선거를 지원한 것.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권한대행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현안관련 기자회견에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2018.06.18 kilroy023@newspim.com |
선거 판세를 뒤집기 위한 여러 시도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참패'였다. 결국 한국당은 전면 쇄신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김 원내대표는 다시 총대를 멨다. 홍 전 대표의 사퇴 이후 당 대표 권한대행직을 맡은 그는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중앙당 해체'와 '외부 비대위원장 영입 및 당 재건 전권 위임'을 골자로 하는 혁신 방향을 제시했다.
하지만 갑작스런 중앙당 해체 발표의 파장은 컸다. 한국당 내부에서 초선·재선 의원들은 별도로 모임을 갖고 사전 논의 없이 발표된 김 원내대표의 발언을 규탄했다. 선거 참패에 책임이 있는 원내대표가 독단적으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는 비판이었다.
여기에 지난 19일 김성태 원내대표와 함께 바른정당에서 한국당으로 복당한 '복당파' 의원들이 모이면서 내홍은 더 커졌다. 그 자리에 참석했던 박성중 의원의 핸드폰에서 '친박과 비박의 싸움이 격화된다'는 내용의 메모가 발견되면서 다시 계파갈등으로 번지는 듯했다.
일각에서는 김 원내대표가 차기 당권을 노리고 있을 것이라는 비판적 의견도 나왔다.
김 원내대표는 즉각 수습에 나섰다. 그는 "앞으로 그 어떤 계파간의 목소리도 용인하지 않겠다"면서 "혁신을 하는데 계파와 모임을 통해 일신상의 안위와 입장을 유지하려 하면 단호히 대처하겠다. 이시간 이후로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는 불필요한 모임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20일 MBC 라디오 '이범의 시선집중'에서는 "한국당을 위기에서 수습하는데 제 모든 역량과 정치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이 위기를 틈타 제가 당권을 손에 쥐겠다는 그런 의심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선을 그었다.
당 혁신을 앞두고 또 다시 내부 갈등이 불거지는 듯 하자 일각에서는 김 원내대표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 한국당 관계자는 "김 원내대표가 갑작스럽게 사전 논의 없이 발표하긴 했지만, 혁신 방향을 제시한 것은 잘한 일이며 그 방향이 맞다고 본다"면서 "대부분 절차의 문제를 제기한 것이지 쇄신안 자체에 대해서는 이견이 크지 않을 것이다. 중앙당 해체도 현실적으로 당 재정 문제가 고려된 결정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 원내대표는 오는 21일 의원총회를 열고 당 쇄신안에 대해 한국당 의원들과 의견을 나누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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